그라운드제로 옆 이슬람센터 조용히 문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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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란 소각소동 부른 ‘파크51’… 예배당 외 헬스클럽 등 갖춰
9·11유족 센터자문위 활동

미국 뉴욕의 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인 ‘그라운드제로’ 인근에 이슬람 문화센터가 21일 문을 열었다. 지난해 기독교인과 무슬림, 9·11테러 희생자 가족 간에 개장 여부를 놓고 첨예한 대립이 있었다.

이날 이슬람 문화센터 ‘파크 51’의 개장식은 오케스트라의 중동 전통악기 연주와 뉴욕에 거주하는 각국 출신의 이민자 자녀 160명의 인물사진 전시회 개최 등으로 조용하게 진행됐다. 2년 전부터 운영돼온 이슬람 모스크(예배당)는 센터의 일부로 포함됐다. 이 센터에는 앞으로 수영장과 헬스클럽, 강연장 등도 들어선다.

센터 건립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8월 뉴욕 시 랜드마크 위원회가 그라운드제로 인근의 낡은 건물을 헐고 15층짜리 이슬람 사원을 건축한다는 계획을 승인하면서 촉발됐다. 테러 장소와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이슬람의 상징물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일부 복음주의 교회 목사들은 꾸란을 불태우는 등 반발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무슬림들이 종교를 믿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해 센터 건립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파크 51’ 건설을 맡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소호 프로퍼티’ 측은 이 센터를 뉴욕의 무슬림뿐 아니라 종파를 초월한 모든 사람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샤리프 엘 가말 대표는 “센터 건립 과정 초기에 9·11 희생자 가족들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센터 자문위원회에 최소 한 명의 희생자 가족을 포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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