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강해진 한국 재벌, 중소기업 숨통 막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0일 2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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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벌들이 점점 더 강해져서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막고 있다고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몽드가 10일 보도했다.

르 몽드는 이날 도쿄발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거대 재벌들을 지원하면서 고질적인 부패에 들이대는 엄정한 잣대가 약해졌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재계 출신으로 경제살리기를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됐음에도 최근 재계와 관계의 유착을 비판했다고 말했다.

르 몽드는 한국이 경제성장 면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선두에 있지만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의 반부패지수 조사에서 39위를 기록해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면서 최근 발생한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인정한 '삼성테크윈 부정 문제'를 사례로 들었다.

르 몽드는 "관계와 재계의 유착은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유교 사회의 친인척 관계와 지연 등이 한국인의 의식 속에 깊게 자리 잡고 있으며 군사독재의 유산까지 가세해 부패 관행의 모태를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1년부터 재벌의 형성을 지원했고 이들을 이용해 경제를 일으켰다면서 그러나 이 재벌들은 왕조 제국이 되면서 수출에 주로 의존하는 경제성장 구조의 핵심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르 몽드는 1997-98년 금융위기 이후 들어선 중도좌파 정부들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으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2007년 횡령 혐의로 3년형을 받은 정몽구 회장과 2008년 탈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언급하면서 두 회장 모두 경제에 미칠지도 모르는 악영향을 이유로 대통령 사면이 이뤄진 것이지만 중소기업인들은 누릴 수 없는특혜라고 지적했다.

르 몽드는 재벌들이 지난 몇년동안 제국을 더 확대했다면서 특히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의 고유영역이었던 두부, 커피·피자 체인점, 포도주와 주류 수입 부문까지 침범해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막고 있다면서 현재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재벌 파워의 희생자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문은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당이 친재벌 정책에서 '공정사회'를 모토로 한 친서민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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