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 경제브레인 교체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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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 가이트너 美재무
공화도 “신용강등 책임져야”… 오바마 잔류 요청에 “유임”

“나는 대통령을 믿습니다. 미국을 위해 대통령이 무엇을 하려는지 확신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계속 일하라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티머시 가이트너 장관, 7일 NBC 인터뷰)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재무장관직을 계속 맡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잔류 요청을 수용한 것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당초 의회에서 부채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뉴욕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들을 위해 장관직을 그만두고 뉴욕으로 이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가이트너 장관에게 재무부에 남기를 요청했다”며 “가이트너 장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구성된 경제팀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관료다.

대통령이 사임을 주장하는 공화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가이트너 장관의 유임을 강력히 희망한 것은 그에 대한 신임이 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경제가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장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재무장관을 바꾼다 해도 상원 인준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공화당이 인준 과정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실정을 따지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자칫 야당에 멍석만 깔아주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동갑내기로 절친한 사이인 가이트너 장관은 2008년 가을 월스트리트에 대한 구제금융을 결정하는 등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해왔다. 경제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공화당으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가이트너 카드를 고수해왔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의회에서 부채한도 증액협상을 미적대는 바람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내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백악관과 행정부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당 대권주자인 미셸 바크먼 의원(미네소타)과 티파티 진영의 짐 드민트 상원의원, 랜드 폴 상원의원은 가이트너 장관의 즉각적인 교체를 요구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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