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50년 내전 딛고 독립국 선포… 교민 김기춘씨가 전한 뜨거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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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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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국 꿈만 같다” 10만 인파 눈물… 환호

단상에 오른 제임스 와니 이가 남수단의회 의장이 “2011년 7월 9일 남수단은 독립국가이자 주권국임을 선포한다”고 밝히자 식장을 메운 10만여 명의 남수단인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60여 개 부족으로 구성된 남수단인들은 저마다 독특한 부족 의상을 입고 춤을 췄다.

이어 수단 국기가 내려가고 옆 게양대에 남수단 국기가 게양됐다. 시민들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기념식이 열린 곳은 남수단 독립을 이끈 ‘수단인민해방운동(SPLM)’의 지도자 존 가랑이 묻힌 추모공원 앞이었다.

군중 앞에 선 살파 키르 마야르디트 남수단 대통령은 “남수단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이 땅에서 수많은 고통과 죽음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제는 용서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므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 등 각국의 전현직 지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반 사무총장은 “남수단이 이번 달 193번째 유엔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고통과 죽음 잊지말자… 용서 또한 중요” ▼


김 씨는 “독립기념일 전날부터 이곳 사람들은 잠도 자지 않고 춤을 추고 고함을 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8일 밤부터 남수단인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공식 독립기념일을 맞을 준비를 했다. 9일 0시 독립을 알리는 종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지자 축제가 시작됐다. 기쁨의 행렬에는 빈민 구호사업 등을 위해 남수단을 찾은 외국인들도 참가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축제 분위기가 적어도 1주일은 갈 것”이라고 말한다.

기념식장 VIP석에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나란히 앉아 주목을 받았다. 바시르 대통령은 18년간 수단을 통치하며 남부에 이슬람교를 강요하고 남북 차별 정책을 펼쳐 남수단인의 공분을 산 인물. 하지만 그가 축사에서 “남수단 형제들이 새 국가를 세운 것을 축하한다. 남수단인의 의지는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말하자 큰 박수가 울려 퍼졌다.

남수단 독립에 따라 세계 30개국 이상이 현지에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열 예정이다. 남수단은 석유 등 풍부한 지하자원과 식량자원으로 발전 잠재력이 크지만 수단과의 영토 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정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키르 대통령도 기념식에서 “분쟁과 기아,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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