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포르투갈 신용 ‘정크 등급’ 강등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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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구제금융 가능성 커”… 4단계 내리고 추가조치 경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5일 포르투갈 국가신용등급을 중간 정도 투자적격 등급인 ‘Baa1’에서 정크(투자부적격) 등급 수준인 ‘Ba2’로 강등했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도 신용등급을 낮췄지만 정크 등급으로 강등시킨 것은 무디스가 처음이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포르투갈이 두 번째 구제금융을 요청할 위험성이 커지는 상황을 반영했다”고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날 그리스 장기국채 신용등급도 종전 ‘Baa1’에서 네 단계 낮은 정크 등급 수준인 ‘Ba2’로 낮췄다.

무디스는 “포르투갈이 재정지출 축소, 증세, 경제 성장, 금융시스템 유지 등을 처리하는 데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어서 유럽연합(EU) 및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재정적자 감축 등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4월 5일에는 “포르투갈 정부의 자금 조달비용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근접했다”며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한 단계 내렸고 결국 포르투갈은 5월 중순 EU와 IMF로부터 780억 유로(약 112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무디스는 신임 페드루 파수스 코엘류 총리가 최근 1년간 특별 증세 등 추가 증세 및 긴축안을 내놓고 재정적자 축소에 나섰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포르투갈이 EU와 IMF의 구제금융 조건에 따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9.1%에 달했던 재정적자를 올해 5.9%로, 2013년까지 3%로 낮추기로 했지만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르투갈이 지난달 총선에서 야당인 중도우파 사회민주당(PSD)이 집권 중도 좌파 사회당을 누르고 승리하면서 정권을 교체해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는 줄었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포르투갈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면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정위기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강등은 예상됐던 일로 돌발 악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많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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