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반전’ 스트로스칸… ‘파리의 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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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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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인터뷰하러 갔는데 발정 난 침팬지처럼 덤벼”佛기자에 성폭행 미수 피소… 대선 참여 아직 가시밭길

파렴치한 성범죄자에서 호텔 여종업원의 덫에 걸린 억울한 정치인으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가 정작 고국 프랑스에서 성폭행 미수 혐의로 고소되는 등 가시밭길에 직면했다.

과거 스트로스칸 전 총재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밝혔던 작가 겸 기자 트리스탄 바농 씨(32)는 5일 파리 검찰에 스트로스칸 전 총재를 성폭행 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바농 씨는 “내가 거짓말쟁이로 몰리는 걸 더는 견딜 수 없다”며 “가택연금에서 해제돼 친구들과 고급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그를 보는 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바농 씨는 “2002년 인터뷰 때문에 만난 스트로스칸이 내 손을 잡으며 유혹했고 거부하는 나를 걷어찬 뒤 내 브래지어를 풀고 바지를 내리려고 했다. 마치 발정 난 침팬지 같았다”며 “사회당 지방의원이던 어머니의 만류로 고소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언론은 “스트로스칸의 혐의는 입증하기 어렵겠지만 징역 15년이 가능한 중범죄”라며 “미국에서 살아나고 있는 그가 정치적 복귀를 꿈꾸는 프랑스에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또한 사회당 경선 선두주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씨가 2003년 당 대표 시절 바농 씨의 모친에게서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성폭행 기도 사실의 전말을 들었으나 “소송을 하지 말고 덮으라”고 권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 국내 정치상황도 스트로스칸 전 총재에게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간 르피가로는 “그가 늦게라도 사회당 경선 후보에 등록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복귀가 그렇게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바농 씨와 관련한 재판이 시작됐고 △강력한 우군이던 마르틴 오브리 당 대표가 경선 완주 계획을 발표했으며 △‘뉴욕의 반전’ 이후에도 당내 지지율이 라이벌들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뉴욕에서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고급 식당에 출입하며 호화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점 등이 대권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뉴욕 검찰 소식통을 인용해 “피해 여성이 성폭행 위협을 당했다는 육체적 증거가 있지만 두 사람의 성관계가 강압인지, 합의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검찰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재판 포기 직전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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