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옥살이가 낳은 불멸의 지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만델라 명언 2000여개 책으로… 용서 - 화해 - 비폭력 담겨

“27년의 옥살이가 도움이 된 게 있다면 고독의 정적을 통해 말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진실한 말이야말로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93)이 2000년 7월 14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국제에이즈콘퍼런스 폐막연설에서 발언한 명언이다. 악명 높은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 백인정권의 인종격리정책)의 종식을 이끌어낸 주역이면서도 백인을 용서하고 화합하는 정신을 보여준 그는 세계적으로 발언 내용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지구촌 저명인사 중 한 명이다. 남아공 백인정부 당시는 인용 자체가 불법이었으나 지금은 자주 회자되다 보니 실제 발언과는 다르게 인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넬슨 만델라 메모리센터는 27일 그의 명언 2000여 개를 집대성한 책 ‘자신이 본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By Himself)’ 영문판을 출간했다. 메모리센터의 샘 벤터 연구원과 만델라재단의 셀로 하탕 대변인이 편집한 것으로 288쪽 분량이다. 부제 ‘공식적인 만델라 인용어구’에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 인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 책은 317개 주제어 목록으로 정리돼 있다. 특히 ‘승리’라는 주제어는 ‘복수’와 ‘폭력’ 사이에 끼여 있어 눈길을 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1990년 유럽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흑인과 백인 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방식으로 전진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반면 폭력에 대해서는 “거대한 분노와 폭력으로는 국가를 건설할 수 없다”고 배격했다. 또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듬해인 1995년에는 “화해란 과거의 부당함을 함께 바로잡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 달 18일로 만 93세가 되는 만델라 전 대통령은 1월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이후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