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舊권력 ‘혹독한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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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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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벤 알리 부부 35년刑… 이집트 무바라크 말기癌 투병

‘아랍의 봄’을 불러오게 한 튀니지와 이집트의 독재자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진 알 아비딘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74)과 그의 부인 레일라 트라벨시 씨가 20일 열린 공판에서 징역 35년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축출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83)은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열린 벤 알리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궐석재판에서 재판부는 공금 횡령과 부패혐의 등을 인정해 3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벤 알리 전 대통령에게는 5000만 디나르(약 386억7050만 원), 그의 부인에게 4100만 디나르(약 317억2969만 원)의 벌금형을 함께 선고했다. 벤 알리 전 대통령 부부는 민주화 시위를 피해 1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벤 알리 전 대통령 부부가 도망간 후 튀니지 외곽의 대통령궁에서 2700만 달러 규모의 보석류와 공금 등이 발견됐다.

대통령궁에서 발견된 무기와 약물 소지 혐의에 대한 판결은 벤 알리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30일 열릴 예정이다. 여기서도 유죄 판결을 받으면 형량은 더 늘어난다. 벤 알리 전 대통령은 프랑스 변호사를 통해 성명을 내고 “인생을 조국에 바친 사람에게 이번 판결은 그냥 농담일 뿐”이라며 “이번 재판은 승리한 사람들이 벌이는 부끄러운 가장무도회”라고 비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국제투명성기구(TI)의 집계를 인용해 “벤 알리와 인척들이 집권 23년 동안 은행과 통신, 부동산업체 등을 통해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다”며 “440억 달러 규모의 튀니지 경제 중 3분의 1을 이들이 통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현재 홍해의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의 군병원에 구금돼 있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의 변호사는 “쓸개와 췌장에 퍼져 있는 암이 재발했으며 위로 전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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