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한-중 겨냥 독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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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부는 중국 손 좀 봐야되고 한국선 보호 대가 받아내야”

4월 30일 오후 미국 워싱턴 시내 힐턴호텔.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주최하는 연례만찬 행사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내외를 포함한 주요 정치인들이 총출동했다. 이 자리에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워싱턴포스트의 초청을 받은 트럼프 씨가 레드카펫에 서자 상당수 기자는 그를 외면했다. 일부에서는 ‘부∼’ 하는 야유 소리가 나왔다. 좌충우돌식 독설과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폭로를 더는 들어줄 수 없다는 의사 표현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씨는 “만찬장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국의 권위에 도전하고 까부는 나라들에 대해 좀 더 터프하게 응대하라’고 주문하겠다”며 “그 대표적인 나라는 바로 중국”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행사가 시작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억만장자 사업가는 백악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위엄 있는 대저택(백악관)이 정원에 수영장이 딸린 카지노로 변신할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또 트럼프 씨가 케냐 출생설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출생신고서를 공개했으니 이제 트럼프는 ‘우리가 달에 착륙한 건 가짜가 아닐까’ 같은 보다 심각한 문제에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인과 함께 근처 테이블에 앉아 있던 트럼프 씨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쓴웃음을 지었다.

이에 앞서 트럼프 씨는 4월 28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에 ‘우리가 당신들을 보호해 줄 것이니 당신들은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씨는 “아마도 한국은 2분 내에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한 뒤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나는 누구도 보호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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