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중심부 지하철역 안에서 11일 오후 폭탄이 터져 12명이 숨지고 149명이 부상했다. 정부는 즉각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폴란드와 러시아 사이에 있는 벨라루스는 1991년 소련 해체 때 독립했다. 러시아와는 달리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활동이 미미해 그동안 대규모 테러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벨라루스 내무부에 따르면 폭탄은 옥티야브리스카야역 승강장 벤치 아래에 설치돼 있었다. 이 역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집무실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에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영TV를 통해 “나는 이 ‘선물’(폭탄을 조롱하는 뜻)이 외부에서 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내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유럽의 유일한 독재국가’로 불린다. 1994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야당 탄압을 일삼아 철권통치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듣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압승해 4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선 후 선거부정에 항의하는 시위과정에서 7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다. 또 루카셴코 대통령과 TV토론회에 함께 출연했던 야당 후보 7명은 개표가 진행되는 도중 비밀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야권은 항의시위를 벌였고 정부가 이를 폭력으로 진압하면서 정치적 혼란을 겪어 왔다. 야당인 ‘벨라루스 인민 전선’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이번 사건을 새로운 정치탄압의 구실로 삼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