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 운영사 “압력용기 손상 개연성” 첫 언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8일 16시 29분


코멘트
방사성 물질을 대량 방출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원자로 압력용기에 구멍이 뚫렸을 수 있다고 밝혔지만, 감독 관청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다른 의견을 밝히는 등 논란이 빚어졌다.

도쿄전력은 28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연료봉이 담겨 있는 탄소강 재질의 압력용기가 손상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압력용기의 배관 등이 파손되고 구멍이 뚫려 (바깥쪽의) 격납용기에 물이 흘러나가고 있을 수 있다"며 "압력용기 아래쪽에 구멍이 뚫린 이미지"라고 표현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수면 밖으로 노출된 연료봉이 손상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압력용기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압력용기 손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구멍이 뚫렸을 것으로 보는 근거는 원자로에 물을 넣어도 압력용기의 수위계 수치가 생각한 만큼 올라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멍이 생긴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압력용기 아래쪽에 계측 장치 등을 바깥에서 끼워넣는 관통 부분이 있는데, 이 주변에서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물이 새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압력용기 안의 방사성 물질이 언제든지 바깥에 있는 격납용기 쪽으로 흘러나갈 수 있고, 격납용기까지 일부 손상된 2호기는 원자로에 물을 주입하면 그대로 밖에 흘러나오는 상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압력용기 내부의 압력이 대기압(대기 중의 압력)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압력용기가) 완전히 부서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의 감독 관청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28일 오전 회견에서 "압력용기에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겠다"고 밝혔다.

한편 총리 자문기관인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8일 오전 임시회의를 열고 2호기의 물웅덩이에 정상치(1㎤당 수백㏃)의 10만배 농도(1㎤당 1900만㏃)인 방사성 물질이 섞인 것은 일시적으로 용해된 연료와 격납용기 안의 물이 섞였고, 이 물이 직접 흘러나왔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2호기를 제외한 1, 3, 4호기 터빈실의 물은 격납용기에서 방출된 증기가 물로 변했거나 원자로 외부에서 뿌린 물로 묽어진 것으로 추측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 물이 원자로 터빈실 지하나 바다로 흘러나가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고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에게 조언할 예정이다.

다만 원자로 건물 밖에서는 극단적으로 높은 수치의 방사선이 측정되지는 않는 만큼 앞으로 물이 계속 흘러나오더라도 원자로 노심에 물을 부은 뒤 증기를 방출해 냉각하는 방법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결론을 냈다.

이에 대해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매우 유감스러운 사태"라며 "건강 피해가 확대되는 걸 막고 사태를 수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날 오전 회견에서 5, 6호기의 배수구 부근 바다에서도 법정 농도 한도의 1150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일본 당국은 5, 6 호기는 100℃ 이하의 이른바 '냉온 정지' 상태로 안정돼 있는 만큼 이 방사성 물질은 1~4호기에 가까운 남쪽 배수구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