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딸에게 남기는 암투병 아빠의 일기… 中 누리꾼들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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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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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없어도 원망 말고… 항상 웃으면서 살고… 마음에 드는 남자에겐 먼저 고백하고…”
후베이성 장밍씨 300여편 30만자 화제

암투병 중인 장밍 씨가 병원에서 노트북에 일기를 쓰면서 세 살배기 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화통신 홈페이지
암투병 중인 장밍 씨가 병원에서 노트북에 일기를 쓰면서 세 살배기 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화통신 홈페이지
아직 암이 무언지도 모르는 세 살배기 딸에게 남기는 ‘암투병 아빠의 일기’가 중국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고 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소개했다.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에 사는 장밍(張鳴·29) 씨는 2008년 2월 림프암이 이미 상당히 진전되었다는 진단을 받자 6개월 후 태어날 아이가 마음에 걸렸다. 태어나기도 전에 언제 아빠와 이별할지도 모를 운명의 아이가 가여웠다. 장 씨는 6개월여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딸 이이(依依)에게 남기는 편지와 병상에서 겪은 일 등을 일기 형식으로 남겼다. 지금까지 300여 편 30만 자에 이른다.

“너의 곁에 아빠가 없더라도 원망하지 말고, 행복한 공주로 자라거라. 항상 너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18세가 되어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면 용기를 내 먼저 고백해라”.

1년 후 만 네 살이 됐을 때의 생일 축하 편지도 미리 써놓았다. 손이 점차 말을 듣지 않고 눈도 희미해져 가지만 누워서 컴퓨터에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다. 이이는 그의 옆에서 재롱을 부리며 “아빠 뭐 해? 약 먹었어?”라고 묻는다. 어느 날 유치원에서 돌아와 아빠가 병상에서 보이지 않으면 “주사 다 맞고 집에 갔어?”라고 물을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썼다.

장 씨는 포털 텅쉰(騰訊)에 ‘이이 사랑하는 사람 모임’이라는 방을 만들어 자신과 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매일 당신의 블로그를 보며 응원하고 있다. 보배 같은 딸을 위해서라도 살아남아라”라는 격려가 쇄도한다. 생면부지의 누리꾼들이 2차 골수이식 수술비용에 보태라, 이이의 학비를 걱정 말라며 장 씨의 어머니 계좌로 성금을 보내오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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