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진구호? 우리 힘으로 해결 충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1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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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구호와 관련해 수십개국이 원조를 약속했지만 정작 재해지역에서는 국제적인 지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재민들이 자신의 집터로 돌아오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외부 구호활동은 그다지 조직적이지 못해서 어디로 가야 기증된 의류나 애완동물 사료를 구할 수 있는지도 전달이 잘 안된 상태다.
이와테(岩手)현의 해안 도시 가마이시(釜石)의 경우 구호품 배분 장소 주변에는 지키는 사람도 없고 시 공무원도 보이지 않은 가운데 이재민들이 수백개의 상자 더미에서 저마다 알아서 원하는 것을 찾고 있었다.

이곳에서 딸, 손녀와 함께 옷가지를 찾던 가와하타 마치코 씨는 "그래도 (사람들끼리) 입소문이 제일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와하타 씨는 "지금 우리가 확보한 것이라고는 옷가지밖에 없는데 그나마 이것이라도 있으니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겠다"면서 "어디서 주먹밥 반개라도 준다면 그걸로 끼니를 때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난 발생후 수십개국에서 수색구조팀, 의류, 담요 등에 대한 지원 제안이 쇄도했고 금융 지원안도 미화 1000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 규모는 관대하기는 해도 2004년 22만명이 사망한 인도양 쓰나미 사태 당시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친다. 7년전에는 재난 발생 8주안에 각국 정부, 구호단체, 기업, 개인들이 80억¤90억달러 규모의 쓰나미 구호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 당시 피해를 입은 나라들은 개발도상국들이었던 반면 일본은 5조 달러 규모의 세계 3위 경제대국이다. 국제사회의 도움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외부의 지원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일본의 국수주의 성향도 한몫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1995년 고베 지진 당시 외국에서 일본에 파견된 수색 구조견들이 검역 절차 때문에 구조 현장에 2주간이나 늑장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일본 경제재정상은 지난주 외신에 "구난 활동이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지만 일본 민간 부분은 많은 자금을 갖고 있다"며 "가계 자산만도 1400조엔에 달하고 그 절반은 유동성이 높은 현금이나 예금형태로, 내 생각으로는 일본 국민이 스스로 재난을 극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해 피해규모를 20조엔(2480억 달러) 이상이라고 추정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14개국 구호팀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외무성 대변인은 외부 지원에 대해 더 이상 구체적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 해군 성명에 따르면 주일 미군은 총 110t의 구호 물자를 헬기로 재해지역에 수송했다. 하지만 이 헬기 승무원들은 "19일 방문한 3곳에서 어떤 도움도 필요로 하지 않았다"면서 현장에서 일본 자위대 투입과 중장비 지원이 늘었다고 보고했다.

가마이시 같은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알아서 헤쳐 나가고 있었는데 절에서는 음료수와 쌀을, 수산 시장에서는 의류를 각각 제공했으며 일본 적십자 구호센터는 은행 바로 뒤편에 자리를 잡았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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