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신고리원전 안전점검 현장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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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끊겨도 비상발전기로 7일간 가동… 연한 연장 고리원전은 ‘혈관’까지 바꿔”

“보조전원도 내진 설계는 되어 있습니까?”(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전력이 끊겨도 비상디젤발전기가 작동해 7일 동안 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배한경 한국수력원자력 신고리 제1발전소장)

일본 원전사고 발생 5일째인 16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신고리 원전을 찾아 지진과 지진해일 대비상황을 점검했다.

가장 먼저 찾은 시설은 비상디젤발전기실과 대체전원발전기실이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전력 공급 장치’에 문제가 생겨 발생했기 때문이다.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국내 원전은 대체전원이 끊겨도 자연순환 방식으로 노심을 냉각해 줄 수 있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원전은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보조전력까지 끊기면서 냉각수가 뜨거운 노심을 식히지 못해 폭발이 일어났다.

현장을 둘러본 이 장관은 “원자력 선진국인 이웃 일본에서 자연재해로 사고가 난 만큼 우리도 이를 계기로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가 잘돼 있는지 안전전문가들이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국내에 있는 원전 21기가 모두 안전하다고 하지만 자만하면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정영익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장은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원자로의 안전이 확보돼 있다”며 “만약을 대비해 앞으로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1978년 상용 가동을 시작해 30년이 지난 고리원전의 안전에 대해 윤철호 원장은 “전문가들이 철저히 안전기준에 따라 가동했고 사람으로 치면 장기와 혈관까지 다 교체했기 때문에 일본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로 막연히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수소가 농축돼 폭발했지만 고리 1호기에는 전원 공급 없이 수소를 제어할 수 있는 최신 설비가 추가로 설치돼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고리원자력 발전소에는 고리 1∼4호기와 신고리1호기 등 원전 5기가 가동 중이다. 신고리 1호기는 지난달 28일 상업발전에 들어갔으며 원자로에는 18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핵연료가 저장돼 있다.

부산=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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