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도쿄도지사 “‘천벌’ 발언 죄송”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5일 14시 17분


일본 도쿄도지사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논란을 일으킨 '천벌' 발언을 공식 사과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시하라는 "('천벌' 발언을) 철회하고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행정의 우두머리로 일하는 내가 사용한 '천벌'이라는 단어에 더 곁들일 말이 부족했다. 전례 없는 어려움에 처한 이재민 여러분의 실의와 원통함은 아무리 헤아려 살피더라도 모자라다"고 밝혔다.

앞서 극우 정치가인 이시하라는 많은 피해가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쓰나미를 이용해 이기적인 욕심을 씻어낼 필요가 있다. 일본인 마음의 때를 말이다. 역시 (이번 지진은) 천벌이라고 생각한다"고 14일 밝힌 바 있다.

이시하라는 그동안 일본 젊은이들이 나약해 한국처럼 군대에 보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일본 제국주의 시대 정치가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자주 해 왔다. 일본의 핵무장을 주장하며 극우 정치가로서의 면모도 여실히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또 "한국이 원해서 일본이 병합한 것" 등 망언으로 여러 차례 국제적 문제까지 일으킨 장본인이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도 매년 8월 15일마다 참배하며 한국인들의 심기를 거스른 바 있다.

이시하라는 도호쿠(東北)대지진이 발생한 11일 도쿄도지사 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천벌' 발언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도쿄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그는 이번이 도지사 4선 도전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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