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카다피군의 주요 거점 중 한 곳이었던 석유 수출항 라스라누프를 탈환한 리비아 정부군이 12일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200km 떨어져 있는 미스라타에 대한 대대적 공격에 나섰다.
반군 측 지도자 중 한 명인 압델파타 유니스 전 내무장관은 “반카다피군이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이래 정부군이 가장 깊숙이 진격해 들어왔다”고 말했다. 카다피 정부군이 파죽지세로 리비아 제3의 도시 미스라타까지 점령하면 리비아 서부는 완전히 카다피군에 넘어가게 된다.
또 정부군은 이날 대규모 석유산업단지가 있는 도시 브레가로부터 20km 떨어진 우카이라와 비셰르를 차례로 빼앗은 뒤 브레가로 진격하고 있다고 AFP가 보도했다. 브레가에서는 반카다피군 수십 명이 대공화기가 탑재된 트럭을 타고 동쪽의 아즈다비야 방향으로 철수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리비아 국영TV는 “정부군(카다피 친위부대)이 무장한 폭력배들이 장악했던 브레가를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12일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군 철퇴를 확신하며 우리는 전 국토의 90%를 장악했다”며 “반정부 세력과는 어떤 협상도 없을 것이고 그들을 끝장내는 전투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랍연맹은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의를 열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구했다. 아무르 무사 사무총장은 “비행금지구역은 군사개입이 아니라 리비아 민간인과 외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인도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11일 브뤼셀에서 만나 리비아 대책을 논의했으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 근본적 회의가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칸 반도와 르완다에서 발생한 대량학살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것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의무”라며 카다피 원수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반정부 지도자들과 함께 미국의 리비아 정책을 협의할 특별대표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수일 내로 특별대표를 선정해 리비아 야당세력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유가 급등 사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치솟는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고자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현재 공급이 부족하지는 않고 정유사들은 100%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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