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반드시 퇴진해야”… EU 27개국 정상 한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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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이 11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EU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리비아 내전에 대한 이틀 일정의 긴급 정상회의를 열어 카다피 원수를 압박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프랑스는 EU가 반(反)카다피 진영의 대표기구인 리비아 동부 벵가지의 국가위원회를 합법 정부로 공식 인정하자고 설득했으나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전날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국가위원회를 공식 인정했다. EU는 관보를 통해 리비아투자청(LIA) 등 5개 법인과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EU는 이미 카다피 원수 일가와 측근 등 26명을 제재하고 있다.

또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걸프지역 6개국 협의체인 걸프협력회의(GCC)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카다피 원수는 정통성을 상실했다”며 반카다피군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를 밝혔다. 카다피 정부군이 반카다피군 지역을 대대적으로 공격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속속 카다피 정권을 버리고 국가위원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0일 미 하원 국무부 예산청문회에 출석해 “다음 주 국가위원회 지도자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15일부터 3일간 미 행정부 고위 관료로는 처음으로 재스민 혁명이 성공한 튀니지와 이집트를 방문할 계획이며 이때 리비아 국가위원회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미국에 거주하는 리비아 재야 인사들과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클린턴 장관은 “리비아 정부가 주미 대사관의 업무를 중단하기 바란다”며 주미 리비아대사관과의 관계 중단 방침을 밝혔다. 백악관은 반카다피군이 장악한 지역에 정부 지원팀을 보낼 방침이다.

이날 리비아 정부군은 반카다피군이 장악했던 동부의 석유수출항 도시 라스라누프의 대부분을 탈환하는 등 반카다피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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