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뉴질랜드 지진, 주범은 ‘환태평양지진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1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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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규모 6.3의 지진으로 한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데 이어 11일 일본 동북부 해안에서 규모 8.9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초 중미 아이티에 이어 칠레와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 잇따라 강진이 발생하면서 유독 태평양 연안 국가에 강진이 집중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태평양 '불의 고리', 지진 우발지역=작년 초부터 올해까지 많은 인명·재산 피해를 낸 강진이 발생했던 아이티와 칠레, 뉴질랜드, 일본 등은 모두 '불의 고리(Ring of Fire)'라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태평양에 접해 있는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부터 북미와 남미 지역까지 이어지는 고리 모양의 화산대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 뉴질랜드 등 태평양의 여러 섬이, 미주에서는 미국 알래스카 주에서 칠레에 이르는 북미와 남미 해안까지가 모두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다.

지질학 이론인 판구조론에 따르면 이 지역은 지각을 덮는 여러 판 중 가장 큰 판인 태평양판이 다른 판들과 충돌하는 부분에 있다. 즉 이들 지역 지하나 해저에서태평양판이 이동하며 유라시아판이나 북아메리카판, 인도-호주판 등과 계속 충돌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태평양판의 가장자리에 있는 국가 인근에서는 육지와 해저를 가리지 않고 지진과 화산폭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막대한 인명ㆍ재산 피해를 초래하는 자연재해도 반복되고 있다.

●역사적 대형 지진·화산폭발, 환태평양서 발생=2004년 12월 남아시아에서 2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쓰나미(지진해일) 피해도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하는 등 근대 역사상 극심한 자연재해 다수가 이 지역에서 일어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906년 4월 규모 8.3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 인근 지역에서 건물 붕괴와 화재 등이 잇따르면서 3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95년에 발생한 일본 한신 대지진(고베 대지진)은 물론, 지난해 1월 중미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발생한 규모 7.0의 강진, 약 한 달 뒤인 2월 칠레 콘셉시온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8.3의 강진도 모두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했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환태평양 화산대와도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화산 활동에 따른 막대한 인명피해와 물적 피해도 수차례 발생했다.

1883년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에서 발생한 크라카토아 화산폭발은 핵폭발의 위력으로 인도네시아 해안을 날려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폭발은 근세 들어 발생한 세계 화산활동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던 것으로 꼽힌다.

1980년 미국 세인트 헬레나 화산 폭발과 지난해 10월 260여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네시아 메라피 화산 폭발도 환태평양 화산대에서 일어났다.

●대규모 지진 잦은 일본=특히 일본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 판이 만나는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어 지금까지 잦은 지진과 화산활동으로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이 발생했다.

1923년 9월 1일 관동지역에서는 규모 7.9~8.4로 추정되는 강진이 발생해 수십만 명이 죽거나 실종되고, 재일 조선인도 6000여 명이 나 학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995년 1월17일 간사이 지방 효고 현 고베 시와 한신 지역에서는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6400여명이 숨지고 약 2만7000 명이 부상했다.

특히 한신 대지진 당시에는 고베 지역의 피해가 매우 컸으며, 물적 피해 규모도약 1400억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9월26일에는 홋카이도 도카치 앞바다에서 규모 8.0 강진이 발생해 800명이 부상했고, 2008년 6월14일에는 이와테, 미야기 현에서 규모 7.2 지진이 일어나 10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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