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정권 ‘막장 TV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튀니지 청년들 붙잡아 “우리가 선동” 진술 강요후 방영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정권이 자국 내에서 붙잡힌 튀니지 청년들을 국영 TV에서 “주민들이 정부에 반기를 들도록 우리가 선동했다”고 거짓 진술하도록 강요해 튀니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TV가 9일 보도했다.

알아라비야에 따르면 튀니지 청년인 아시라프 씨와 왈리드 씨는 카다피 원수의 고향인 수르트에서 다른 청년들과 함께 체포된 뒤 정보기관으로 끌려갔다. 리비아 관리들은 이들에게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대원이며 사람들에게 마약을 나눠주고 정부 전복을 선동했다고 진술하라”고 강요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함께 구금됐다가 풀려난 튀니지 청년 와삼 알잔두비 씨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아시라프, 왈리드 두 청년의 거짓 진술은 얼굴 사진과 함께 국영 TV를 통해 리비아 전역에 방영됐다. 이를 본 가족들은 “내 아들은 마약을 하지 않는다. 고문당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분노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