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딱 걸린 伊총리… 성매매 재판 女판사 손에 外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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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일까, 우연일까. 컴퓨터는 이탈리아 여성들의 공공의 적으로 전락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운명을 여성 판관들의 손에 맡겼다. 이탈리아 밀라노 재판부는 15일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받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 재판이 줄리아 투리, 오르솔라 데 크리스토포로, 카르멘 델리아 등 여성 판사 3명에게 배당됐다고 밝혔다. 판사 배당은 컴퓨터 무작위 추첨으로 이뤄졌다. 투리 판사는 코카인을 상습 복용한 고위층 인사에게 가택 연금을 명령한 소신파고, 나머지 두 판사도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이 불거진 후 반(反)베를루스코니 시위를 벌여온 이탈리아 여성들은 재판부 배당 소식에 들떴다. 세 여성 판사가 ‘스캔들의 제왕’이라 불리면서도 정치 생명을 유지해 온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저격수가 돼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 ‘바람과 함께…’ 女주인공 애초 이름은 팬지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야(Tomorrow is another day).” 미국 남북전쟁 시대를 그린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의 유명한 말로 끝맺는다. 그런데 이 말을 ‘팬지(Pansy) 오하라’가 읊었다면 어땠을까? 15일 미국 조지아 주 일간지 ‘애틀랜타 저널-콘스티튜션’에 따르면 저자 마거릿 미첼이 초고를 완성할 때만 해도 여주인공 이름은 ‘팬지(Pansy) 오하라’였다. ‘Pansy’는 팬지꽃을 뜻하는 단어다. 하지만 남성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속어로 쓰일 때도 있다.

작가도 이를 우려해 주인공 이름을 바꾸려 했지만 마땅한 게 없었다. 여러 신문을 샅샅이 뒤지며 찾아낸 이름이 바로 ‘스칼렛’이다. 출판사는 발음이 힘들다며 반대했지만 미첼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바뀐 건 여주인공 이름뿐만이 아니다. 원래 소설 제목도 ‘Tomorrow is another day’였다.

■ 영국군, e메일로 강제퇴역통보 ‘부글부글’

최근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한 영국 군 당국이 장교 38명에게 e메일로 강제 퇴역을 통보해 공분을 사고 있다고 일간 선이 15일 보도했다. e메일을 받은 군인 중에는 32년간 복무하며 이라크전쟁에 4차례나 참전한 군인과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는 군인도 포함됐다. 군 인사당국은 이들에게 “12개월 뒤면 계약이 끝난다”는 통고와 함께 “재취업 계획을 알아보라”는 ‘조언’까지 담았다고 한다. 퇴역 통보를 받은 군인들은 모두 준위 이상의 장교로 20년 이상 장기복무했다.

e메일 퇴역통고에 대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분통을 터뜨렸다. 총리실 대변인은 16일 “총리는 ‘문제가 된 퇴역 통보 과정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커지자 군 대변인은 공식 사과했고, 리엄 폭스 국방장관도 경위 조사를 지시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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