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공무원 철밥통 깨기’ 전쟁

  • Array
  • 입력 2011년 2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공무원연금 삭감, 경찰 소방관 퇴직자 수당 삭감, 학업 성적 낮은 학교 폐쇄와 교사 정리해고….’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시장(사진)이 ‘철밥통’ 공무원노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강성이라고 소문난 뉴욕 시 공무원들은 벌써부터 공개 집회를 갖고 비난하고 나서 블룸버그 시장이 노조의 거센 반발을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1월 3번째 임기를 시작한 블룸버그 시장이 현재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시 재정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이다. 뉴욕시는 올해 공무원연금으로 70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 이는 블룸버그 시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01년 15억 달러의 4.6배로 늘어난 것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공무원연금 수령 기준을 대폭 강화해 연금 지급액을 줄일 계획이다. 우선 시 공무원들이 최소한 10년 이상 근무해야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65세가 되기 전에는 연금을 받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고칠 방침이다. 지금은 교사를 포함한 사무직 공무원은 57세가 되면 근무연수와 관계없이 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경찰관과 소방관은 20년을 근무하면 나이에 관계없이 연금을 받는다.

그는 공무원들이 퇴직연금 수령액을 높이기 위해 시간외 근무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하는 관행도 금지할 계획이다. 시 공무원들은 퇴직하는 해의 연봉 총액을 높이면 퇴직연금액도 덩달아 많아지기 때문에 마지막 근무연도에 수백 시간의 시간외 근무를 자청하는 실정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경찰과 소방 공무원에 대해서도 칼날을 겨누고 있다. 그는 경찰과 소방관이 퇴직 후 매년 연금과 별도로 받는 1만2000달러의 수당을 삭감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경찰과 소방 공무원들은 9일 뉴욕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만2000달러의 추가 연금은 40년 전 당시 시장과 합의한 사항에 따라 받고 있는 수당이라며 블룸버그 시장의 계획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블룸버그 시장은 또 지난주 학업 성취도가 낮은 공립학교 22개를 폐교하고 교사 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뉴욕 시 공립학교 교사들은 수차례 집회를 열어 이 같은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교사들은 “교육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블룸버그 시장이 ‘잘라 내기식’ 교육개혁을 펼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