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판 위키리크스’… 알자지라, 비밀문서 1700여 쪽 중 일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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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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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동예루살렘 정착촌 인정하려 했다”이스라엘에 제안… 팔 “조작”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2008년 6월 중동평화협상 때 동예루살렘 내 유대인 정착촌 대부분을 이스라엘에 양보하는 제안을 했었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 팔레스타인 측 비밀문서를 인용해 폭로했다.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탄생할 경우 수도가 될 중요한 지역이다.

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하면서 해외로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과 후손들이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올 수 있는 수를 한 해 1만 명씩, 10년간 10만 명으로 제한하는 비밀 제안도 했다고 알자지라는 주장했다. 해외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은 약 5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 제안이 사실이라면 대다수 난민의 재정착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

이처럼 중동평화협상 과정에서 논의된 민감한 내용들을 담은 비밀문서들이 대거 공개됨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물론 협상을 중재해온 미국이 난처한 입장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는 1999년 이후 미국이 중재한 중동평화협상과 관련된 1700여 쪽의 기밀문서를 입수했다며 26일까지 가디언과 함께 추가 폭로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추가 내용 중에는 2008년 12월 이스라엘이 무장정파 하마스가 장악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하기 전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귀띔해 줬다는 내용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즉각 문서 일부가 조작됐다며 알자지라의 폭로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과의 중동평화협상에 관해 모든 내용을 아랍 국가들에 지속적으로 알려왔다”며 “알자지라가 어디서 이런 문서를 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아랍 형제들에게 아무것도 숨긴 게 없다”고 강조했다. 2008년 중동평화협상에 참여했고 현재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협상팀을 이끌고 있는 사에브 에레카트 수석협상관은 “민감한 난민 문제에 대해 그런 양보를 했다면 왜 이스라엘이 평화협정에 서명하지 않았겠느냐”며 비밀 제안 주장을 반박했다.

AFP통신은 “영토 맞교환 제의는 오래된 ‘공공연한 비밀(open secret)’에 속한다. 기존에 공개된 문서들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동예루살렘의 일부를 내주는 대신 요르단 강 서안지구와 이스라엘 국경 부근의 이스라엘 영토를 원했다는 내용도 있다”며 이번 폭로 내용을 평가 절하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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