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中, 450억달러 ‘통큰 구매’… 일자리 23만개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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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200대 등 70건 계약, 최근 수년 새 가장 큰 규모

최근 수년간 중국은 세계 곳곳에서 ‘큰손’의 씀씀이를 유감없이 과시해 왔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이런 큰 씀씀이의 결정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후 주석 방미 이틀째인 19일 중국은 미국 12개 주의 회사 또는 정부기관과 70건의 계약을 맺고 450억 달러(약 50조 원)어치를 수입하기로 했다. 분야는 농업, 통신, 철도,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다양하다.

우선 중국이 보잉사에서 올해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총 190억 달러 상당의 보잉737, 보잉777 여객기 200대를 수입하기로 한 것이 눈에 띈다. 중국으로부터 ‘대박’을 맞은 보잉사는 자사와 하도급 업체를 포함해 일자리 10만 개가 새로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도 중국 최대의 철도회사인 중국난처(中國南車·CRS)와 전동차량 제조회사 합작 설립 등 철도교통 분야, 청정에너지, 항공 등에서 중국 측과 계약 5건을 체결했다. GE는 이를 통해 약 45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은 이번 패키지로 미국 내 23만5000개의 일자리가 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측은 이와 별도로 3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전했다.

후 주석의 이런 선물 보따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한 것이다.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가로 9%대의 높은 실업률을 잡는 데 머리를 싸매 왔다.

중국은 외교 현안이 꼬일 때나 상대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2조8473억 달러(지난해 말 현재 외환보유액)에 이르는 막대한 곳간을 적극 활용했다. 이달 초 리커창(李克强) 중국 부총리는 유럽 3개국 순방에서 약 200억 달러어치의 계약을 맺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인도와 파키스탄을 방문해 각각 200억 달러, 350억 달러 상당의 계약을 맺었다. 원 총리에 약간 앞서 인도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절반에 불과한 100억 달러어치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후 주석이 미국에 선사한 선물은 최근 수년 새 중국이 해외서 맺은 계약 중 가장 금액이 크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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