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총리, 해외선 찬사 국내선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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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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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부패비리에 퇴진설까지

만모한 싱 인도 총리(사진)만큼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존경받는 지도자는 거의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에게 ‘역사적 인물’, ‘가까운 친구’, ‘귀중한 조언자’ 등 찬사를 아끼지 않아 왔다. 일방주의 외교를 펼쳤던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도 싱 총리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해 8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10대 지도자를 선정했을 때도 겸손과 청렴결백 등의 미덕을 갖춘 그는 단연 1위였다.

이처럼 국제무대에서 찬사를 받는 싱 총리가 정작 국내에서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싱 총리는 여전히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그가 이끄는 현 정부가 각종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데다 우유부단함과 무대책으로 일관해 등을 돌리는 국민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싱 총리가 퇴진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동통신 주파수를 자격 미달 업체에 헐값에 내줘 국가에 31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통신주파수 스캔들’이 대표적 부패 사례다. 감사원 조사로 부패상이 알려진 뒤 관계 장관이 사퇴했다. 아울러 식료품 가격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도 싱 총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야당 등은 싱 총리를 두고 무능하며 부패를 척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약체 선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시사지 ‘인디아투데이’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싱 총리의 연정 세력이 다음 총선 때 현 의석 중 42석을 잃을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기업인과 시민사회 대표들까지 부패에 맞서고 개혁을 시작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궁지에 몰린 싱 총리는 19일 개각을 단행했다. 2009년 총선 승리로 재집권한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개각은 부패와 물가상승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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