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개발 중인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젠(殲·섬멸이라는 뜻)-20(J-20)이 11일 첫 시험 비행한 사실을 인민해방군의 최고통수권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겸 국가주석이 당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사실 확인을 위해 후 주석에게 질문할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AFP통신은 11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후 주석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회담에 참가한 미국의 한 국방부 관리가 "회담장에 있었던 후 주석을 포함 중국 관리들은 시험 비행 사실에 대해 분명히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게이츠 장관은 회담 중 후 주석에게 시험 비행에 대해 질문했으며 후 주석과 다른 중국의 참모들은 '분명히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게이츠 장관은 11일 후 주석과의 면담을 마친 뒤 베이징(北京)에서 "이번 시험 비행은 자신의 중국 방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사전에 예정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J-20의 시험 비행은 11일 오후 12시50분경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에서 진행된 후 인터넷 등을 통해 신속히 퍼졌으며 후 주석과 게이츠 장관 회담은 시험 비행 이후에 진행됐다.
AFP통신은 "J-20의 시험 비행으로 미중 간 군사 관계 개선 분위기는 상당히 퇴색됐다"며 시험 비행 시기 결정에 군부에서 모종의 역할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J-20 시험 비행 타이밍을 게이츠 장관이 후 주석을 만나는 날로 잡은 것은 높아진 중국 군사 기술의 시위 효과를 높이고 미중 간 군사 교류에도 속도 조절을 바라는 군부의 의도가 담겼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이츠 장관과 다른 미 관리들도 지금까지 중국 군부는 다른 민간인 지도자들에 비해 미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여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군사전문잡지인 '칸와야저우팡우웨칸(漢和亞洲防務月刊)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11일 "J-20 시험 비행은 일련의 텔레비전 드라마와 같았다"며 "이 같은 드라마는 (차세대 최고지도자로 사실상 낙점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지휘했다"고 주장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창 편집장은 "드라마는 철저하게 기획 제작됐으며 J-20 시험 비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절정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동영상=中 스텔스 ‘젠(殲)-20(J-20)’, 11일 첫 시험비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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