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장악 美공화 “헌법정신 복원”… 의원들 全文4543자 릴레이 낭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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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개원때 헌정사 처음으로… “티파티에 보답” 해석도

미국 공화당이 지배하는 제112기 하원이 헌법정신의 복원을 정식 선언한다. 공화당은 2년 임기의 하원 개원 행사의 일환으로 6일 하원의원들이 미국 헌법 전문(全文)을 릴레이 낭독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개원 221년을 맞는 하원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라며 “새롭게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이 가장 중시하는 것이 헌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임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전날인 5일 취임선서를 한다.

공화당이 구상하는 헌법 낭독의 방식은 전문(前文)과 본문 7조 및 27조의 수정조항을 포함해 모두 4543자로 이뤄진 헌법전문을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하원의원들이 연단에 차례로 나와 읽어 내려간다는 것. 한 사람이 쭉 읽어 내려가면 30분 정도가 걸리지만 의원들이 연단을 오르내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1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베이너 하원의장의 브렌던 벅 대변인은 “민주당 의원들이 낭독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해 헌법 낭독이 자칫 공화당만의 행사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베이너 차기 하원의장은 “우리는 늘 지역주민을 대표하고 지역 유권자들의 뜻을 대변한다고 다짐을 하지만 실제는 헌법에 대고 맹세를 하는 것”이라며 “헌법낭독은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겠다는 뜻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공화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법 단체 낭독시간을 갖기로 한 것은 공화당 다수당 장악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보수층에 대한 일종의 화답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진정으로 국민을 아끼는 정치를 펼치며 그로 인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지혜는 바로 헌법정신으로의 복귀이며 건국의 아버지가 가졌던 생각이 바로 보수주의”라며 지난해 초부터 전 국민에게 헌법 나눠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2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에 기여했던 정치권 외곽의 보수주의적 풀뿌리운동인 ‘티파티’ 운동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 입법과 관련해 “헌법에는 모든 개인에 대한 건강보험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있다”며 전국민건강보험이 위헌이라고 주장해 왔다. 티파티의 지원을 받아 미네소타에서 당선된 공화당의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중간선거를 통해 미국인이 던진 메시지는 방만한 정부 지출을 억제하고 헌법정신으로 복귀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새 의회에서 법안을 발의하는 모든 의원은 “헌법의 내용 가운데 어떤 조항을 근거로 입법을 추진하게 됐다”는 취지의 문구를 법안에 반드시 삽입해야 한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미국 헌법

△채택: 1787년 9월 17일

△비준: 1788년 6월 21일

△구성: 전문과 본문 7조,

수정조항 27조

△기본원칙:

―국민주권에 의하여 권한이

제한된 정부

―각 주가 독립된 헌법과

의회를 갖는 연방주의

―연방정부의 주정부에 대한 우위

―입법 행정 사법부의 삼권분립

―시민권의 평등한 보장 및

인종차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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