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아픔의 현장서 화해의 씨앗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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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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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대사는 중국인대학살 난징 찾고… 中대사는 원폭투하지 나가사키 방문

니와 주중 일본대사 부임후 첫 난징 방문
니와 주중 일본대사 부임후 첫 난징 방문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과 미일 연합 훈련 등으로 서먹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대사가 화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대사는 20일 7월 부임 이후 처음으로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을 찾아 사흘간의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난징은 1937년 약 30만 명의 무고한 중국 시민이 일본군에게 학살당한 곳으로 난징대학살 기념관이 있으며, 13일에는 난징대학살 73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홍콩 원후이(文匯)보와 중국 양쯔(揚子)만보 등은 이런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곳’을 방문한 것은 우호 분위기를 다시 살리려는 노력이라고 풀이했다.

니와 대사는 “장쑤 성에 진출한 일본 기업이 7000개가 넘어 양국 경제협력 증진이 주요 방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사와 관련해서는 “과거는 과거다. 일본은 이미 책임감을 느끼고 깊은 반성을 표시했으며 이러한 기초하에 양국은 미래를 보고 21세기 중일 관계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융화 주일 중국대사 나가사키공원에 헌화
청융화 주일 중국대사 나가사키공원에 헌화
이어 그는 “양국 관계는 부부 관계보다 더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면서 “그 이유는 양국은 떨어질 수 없을 만큼 가까워 서로 잘 지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솔직히 양국민의 관계는 지난 수십 년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인은 그다지 일본인을 안 좋아하고, 일본인도 중국인을 좋아한다고 할 수만은 없다는 것. 니와 대사는 “그래서 양국민의 서로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며 이해를 넓히는 것은 주중 일본대사의 주요 임무”라고 말했다. 니와 대사는 “과거 이토추 상사 자문역을 맡을 당시 대학살 기념관에 간 적이 있어 기념관 방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주중 일본대사가 난징을 방문하는 것이 매우 드문 일이며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찾은 적은 없다.

이에 앞서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는 18일 나가사키(長崎)의 평화공원을 찾아 1945년 8월 9일 원폭 투하로 사망한 피해자들에게 헌화하고 원폭자료관도 참관했다. 청 대사는 “많은 사람의 생명이 순식간에 희생된 것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가사키 중국 총영사관 개설 25주년 기념식 참석 등을 위해 나가사키에 온 청 대사는 “중국은 먼저 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며 “세계가 비핵화로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 대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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