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평가 美정치인 올해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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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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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이 저물어 가면서 미국의 주요 정치인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9일 올해 정치인들의 종합성적표를 공개했다. 문자 그대로 올해 다사다난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저 그런(so-so) 해’를 보냈다는 것. 1월 초 민주당 출신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후임을 뽑는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 특별선거를 ‘티파티’의 지지를 받은 무명의 공화당 정치 신인 스콧 브라운 후보에게 내주면서 절대 다수 의석인 60석이 무너졌다. 이어 11월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에 하원의석 63석을 잃는 대패를 당했고 추수감사절 직후에는 농구를 하다가 입술을 10바늘 이상 꿰매는 불운도 당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개혁법안을 통과시켰고 금융개혁법안은 물론이고 세금 감면과 관련한 초당적인 타협을 이뤄내는 등 나름대로 성과도 거뒀다. 워싱턴포스트는 “너무 누더기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좋은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 명성과 정치력을 활용해 외교수장으로서 효과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55개국을 여행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고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아시아 지역을 많이 방문했다”며 “2008년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에게 각인돼 왔던 거친 이미지도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예상보다는 괜찮았던 해’를 보낸 경우.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내에서 사임 압력을 받는 가운데 올 초부터 가장 먼저 오바마 행정부 경제팀에서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7월에는 금융개혁법안 처리까지 주도하며 승리를 이뤄냈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인물은 존 베이너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다. 공화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다음 달 초 새 의회 개원과 함께 미국의 52대 하원의장에 취임하게 된 베이너 원내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은 미국 정가 최고의 관심사가 됐다.

반면 ‘최악의 해’를 보낸 인물로는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에 선출됐던 마이클 스틸 의장이 꼽혔다. 2008년 RNC 의장에 당선된 스틸 의장이 잦은 말실수 등으로 구설에 올랐고 연임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의 지위를 넘겨주게 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올해 패배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내년 초 소수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의 하원원내대표로 복귀해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도모한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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