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과 생각 다르지만 우린 모두 미국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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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협력정치’ 시동… 베이너 “그는 솔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민주, 공화 양당 지도부를 백악관에 초청해 2시간 동안 만났다. 이날 만남은 11월 2일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를 공화당에 내준 뒤 양당 지도부와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 민주당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공화당을 대표해서는 차기 하원의장이 될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 에릭 캔터 원내총무,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자리를 함께했다. 행정부에서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제이컵 류 백악관 예산국장이 배석했다. 미국 언론들은 내년부터 행정권력과 의회권력의 분점상태에 들어가는 오바마 대통령이 ‘초당적 협력정치’의 시동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지도부에 ‘핵 없는 세상’의 가장 상징적인 성과물인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비준 문제와 중산층을 위한 감세연장 문제에서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민들은 교착상태를 위해 표를 던지지 않았을 것이며, 양보 없는 당파주의를 위해 표를 던지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협력과 진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수감사절 연휴 농구를 하다 다친 입술이 다소 부어있는 상태에서 기자들과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공화당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라며 “미국을 잘 이끌어갈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해 양당 지도부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공화당의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는 회동 후 “오바마 대통령이 솔직했다”는 촌평으로 이날 회동에 대해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앞서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워싱턴포스트에 공동기고한 글에서 “백악관과 민주당은 선거결과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국민이 원하는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처리해야 한다”며 “공화당은 이런 일이라면 민주당과 함께 노력해 성사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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