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원전, 日과 수주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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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 체결 일단 불발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또 한번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할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터키와의 원전 협력 정부간 협약(IGA) 체결이 일단은 불발에 그쳤다. 당초 양국은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IGA를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해왔다.

지식경제부는 전력판매가격 등 쟁점에서의 견해차로 터키와 IGA 체결을 하지 못하고 협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3일 정상회담을 갖고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한다’는 원칙에만 합의했다.
▼ 원전 전력판매 가격 견해차 못 좁혀 ▼

한국과 터키는 흑해 연안인 시노프 지역에 2019년 가동을 목표로 140만 kW 규모의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건설비 200억 달러 예상)를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양국은 3월 시노프 원전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공동연구를 시작했고, 6월에는 지경부와 터키 에너지·천연자원부가 원전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UAE에 이은 또 한번의 ‘원전 낭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결국 다음번으로 미루게 됐다.

이번에 IGA 체결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전력판매가격에 대한 양국의 의견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대금을 받고 운영권을 넘기는 ‘턴키’ 방식인 UAE와 달리 터키는 양국이 공동출자회사를 만들어 원전을 지은 뒤, 생산된 전기를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따라서 전기가격을 낮게 책정하려는 터키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을 책정하려는 한국 정부 간의 의견차가 컸다. 한편 터키는 다음 주부터 일본의 도시바와 원전 건설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터키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타네르 이을드즈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13일 “한국 측이 일부 수정된 안을 제시했고, 우리는 수정안을 검토하겠지만 그럼에도 다른 국가들과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조만간 도시바를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리와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터키의 움직임으로 보이지만 일단 우리가 유리한 입장에 있기 때문에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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