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우디에 600억 달러 사상 최대규모 무기 판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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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신형 F-15機 판매는 이란 봉쇄 포석”

미국은 20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600억 달러(67조 65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무기 판매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판매 계획에 따라 사우디는 앞으로 F-15 전투기 84대를 미국에서 새로 구매하고 기존 F-15 70대는 현대화 작업을 받게 된다. 또 아파치 헬기(AH-64D) 70대와 블랙호크(UH-60) 헬기 72대, 리틀버드(AH-6i) 헬기 36대 등을 새로 구매하게 된다.

미 정부는 이날 군사무기의 사우디 판매 계획안을 의회에 공식적으로 전달했으며 의회의 승인을 받는 대로 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의회에 전달된 무기 판매 계획서를 입수했다며 “합동정밀직격폭탄(JDAM) 1000개를 포함한 미사일 및 레이더 등 군사장비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하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를 장착한 신형 F-15 전투기를 판매키로 한 것은 이란을 봉쇄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앤드루 섀피로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차관보는 이날 국무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對)사우디 무기 판매는 지역의 안보를 증진시키고 오랫동안 긴밀한 안보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사우디의 방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중동지역 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지 오로지 이란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샤피로 차관보와 함께 브리핑에 나선 알렉산더 버시바우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는 “대사우디 무기 판매는 향후 15∼20년간 이뤄질 것이며 이 기간에 미국과 사우디의 안보협력이 더욱 긴밀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양국 관계도 공고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차관보는 “이번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이스라엘과의 정책협의를 거쳤다”며 “실무급은 물론 고위급 대화에서도 이스라엘은 대사우디 무기 판매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사우디 무기 판매가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친이스라엘 성향 의원들의 반대는 있겠지만 미국의 판매 계획은 무난히 의회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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