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억류 중국선장 석방]‘센카쿠 17일 분쟁’ 전말

동아일보 입력 2010-09-25 03:00수정 2011-04-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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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어선나포에 관광 → 문화 → 경제 ‘에스컬레이터式 압박’ 일본과 중국 간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은 당초 중국 어선의 사소한 조업 문제에서 양국 간 전면 대결로까지 번졌다가 결국 정치적으로 해결됐다.

센카쿠 열도는 청일전쟁 와중인 1895년 일본이 자국 영토로 편입했으나 중국은 불평등한 시모노세키조약 때문에 일본에 뺏겼다고 맞서 왔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이 센카쿠 열도에 상륙해 영유권을 주장하면 일본 당국이 체포해 추방하는 등 과거에도 여러 차례 영유권 다툼이 빚어졌지만 이번처럼 큰 충돌은 없었다.

이번 중-일 ‘외교전쟁’은 7일 센카쿠 열도 부근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이 중국 어선의 저인망 조업을 단속하면서 시작됐다. 중국 어선은 순시선을 들이받으며 달아났지만 추격한 순시선에 붙잡혔다. 일본은 중국 선원들을 조사한 뒤 선장을 구속했다. 일본은 19일 선장의 구속기간을 연장하는 등 ‘법대로’ 방침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는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대사를 수차례 새벽에 불러 항의하는 등 노골적으로 반발하며 선장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경제적 보복조치도 이어졌다. 중국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협상을 11일 연기했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가지려던 중-일 정상회담도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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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일본 관방장관이 13일 “선장은 국내법에 따라 범죄 사건으로 다룰 것”이라고 공언하자 중국은 대응 강도를 더욱 높였다. 18일엔 중국인들이 ‘반일의 날’을 선포하면서 여러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반일 시위를 벌였다. 유명 건강제품 업체인 바오젠(寶健)사는 직원 1만 명을 일본에 관광 보내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21일엔 베이징(北京) 관광 당국이 여행사 관계자들을 불러 일본 관광을 자제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중국인 관광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하면서 관광특수를 기대해온 일본으로선 뼈아픈 조치였다. 다음 달 열릴 예정이던 일본 인기그룹 ‘스마프(SMAP)’의 콘서트도 취소되는 등 중국의 반발은 전방위로 확산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들로 알려진 일본인 4명이 중국 허베이(河北) 성의 군사지역에서 군사시설을 촬영한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알려진 것도 이 즈음이다. 일본은 21일 고위급 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중국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까지 직접 나서 “선장을 무조건 즉각 석방하라”고 외쳤다.

결정적 조치는 희토류 수출 중단이다. 중국이 아이팟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미사일 등 첨단제품의 필수 재료인 희토류 금속의 일본 수출을 중단한 사실이 23일 알려지자 일본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일본 수출기업의 생명줄인 희토류는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침체에 허덕이는 일본으로선 KO 펀치를 맞은 셈이다.

일본은 24일 선장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센카쿠 열도에 대한 분쟁 자체는 여전히 끝나지 않아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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