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1년반만에 北인권청문회

동아일보 입력 2010-09-25 03:00수정 2010-09-25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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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이 겪는 고통… 우린 결코 잊지 않을것”
에드 로이스 의원
23일 오후 미국 워싱턴 하원 의원회관인 레이번빌딩 2172호. 외교위원회가 전체회의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곳에서 북한 인권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2009년 4월 워싱턴에서 열렸던 북한인권주간 행사 당시 청문회가 열린 뒤 거의 1년 반 만에 미국 의회에서 들을 수 있는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이었다.

유대인 홀로코스트(대학살)의 생존자 출신으로 유일하게 미국 하원의원이 된 뒤 북한 인권신장운동에 기여했던 톰 랜토스 의원(2008년 사망)의 이름을 따 만든 ‘랜토스 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날 청문회 개최의 주역은 에드 로이스 의원(사진)이었다. 공화당 출신 로이스 의원은 한미의원연맹 공동의장이며 탈북자들의 인권을 위한 세계의원연맹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대표적 지한파 의원이다.

로이스 의원실 관계자는 “북한 인권 문제는 이제 세계인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줘야 할 인류 공동의 문제가 됐다”며 “때마침 2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2회 ‘탈북자 구하기의 날’ 행사에 참석하는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11월 2일 실시되는 의원선거 탓에 미국 의회는 이달 말이면 사실상 모든 의정활동이 마무리된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탈북자들과 올해 안에 청문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던 로이스 의원은 회기 마무리 1주일을 남기고 약속을 지킨 것. 8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세계의원연맹총회의 결의사항인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후속조치’도 이행한 셈이다.

인권위원회 공동의장인 민주당의 제임스 맥거번 의원은 “북한이 당신들을 사지로 내몰았을지라도 우리는 결코 당신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탈북자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이스 의원도 “러시아의 극동지역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는 북한인 조모 씨의 증언에 따르면 노동자 4만 명이 하루 15시간씩 일하면서 노임의 80%를 북한 정권에 착취당한다고 한다”며 “현대판 노예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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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로이스 의원은 탈북자들이 북한 내에서 자행되는 고문기법을 직접 그린 10여 장의 슬라이드를 일반에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고문기법에 따르면 정치범의 옷을 완전히 발가벗긴 채 바닥이 얼음으로 된 고문실에 장시간 감금하거나, 정치범의 몸을 들어 올려 머리부터 벽으로 던지는 등의 잔혹한 방법이 소개됐다. 또한 등짐에 80kg의 벽돌을 짊어진 채 양손에 60kg의 벽돌을 들고 직립자세로 버티게 하는 한편 자본주의 사상에 물든 손을 절단하는 등 상상하기 힘든 인권 유린의 상황이 실감나게 전달됐다.

증언에 나선 강수진 탈북여성인권연대 대표(2002년 탈북)는 “한국에 있는 탈북자 2만 명 중 78%가 여성이며 올해 탈북여성 100명을 인터뷰한 결과 90%가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유엔난민협약의 당사국으로서 난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지만 중국은 탈북 난민을 불법 체류 외국인으로만 간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산광산 선전대에서 배우로 활동했던 방미선 씨(2004년 탈북)는 2002년 남편이 굶어 죽은 뒤 두 자식에게 밥이라도 배불리 먹여주려는 일념으로 ‘생계형’ 탈북을 감행한 뒤 중국에서 인신매매단에 팔려 다니며 겪었던 인권 유린의 참상을 증언했다. 방 씨는 “북한 여성들이 더는 짐승처럼 팔려 다니지 않길 소원한다”며 울먹였다.

美의회에 간 탈북자들 미국 하원 인권위원회는 23일 북한 인권단체 대표와 탈북자들을 증인으로 초청해 탈북자들의 인권 유린 상황과 북한 내 인권 상황을 청취했다. 오른쪽부터 북한인권단체 ‘318 파트너스’ 스티브 김 대표, 탈북자 조진혜 방미선 씨, 통역자, 탈북여성인권연대 강수진 대표, 칼거시먼 민주주의진흥기금(NED) 회장. 워싱턴=하태원 특파원triplets@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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