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사고유정 5개월만에 완전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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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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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만배럴 쏟아낸 美최악 원유유출 마무리
환경피해 복구-손해배상 소송 수년 걸릴듯

멕시코 만에서 대규모 원유를 유출시켜 환경 대재앙을 초래했던 유정이 19일 완전히 밀봉됐다.

이로써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태는 미국 역사상 최대의 원유 유출 사고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5개월여 만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환경피해 복구 등 이번 사고의 여파는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사고대책반 책임자인 테드 앨런 해안경비대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멕시코 만에서 대규모 원유를 유출시켜 환경 대재앙을 초래했던 유정이 이날 사고 발생 5개월여 만에 밀봉됐다고 발표했다. 앨런 해안경비대장은 “추가 조사가 이뤄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사고 유정이 더는 멕시코 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유정 밀봉을 환영하면서 멕시코 만 연안이 재앙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영국 석유회사 BP가 멕시코 만에 소유한 마콘도 유정의 시추시설 ‘딥 워터 호라이즌’에서 4월 20일 밤 폭발 및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11명이 숨지고 사고 발생 이틀 후에 시추시설이 해저로 침몰하면서 시추시설과 유정을 연결하는 대형 철제 파이프에 3개의 구멍이 생겨 원유가 해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미 광물관리청(MMS) 등 연방정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사고조사위원회의 사고 원인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재로선 유정 내 이상 압력으로 발생한 폭발을 막는 ‘폭발방지기(BOP)’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P는 사고발생 후 85일 만인 7월15일 진흙과 시멘트를 유정 내로 주입하는 ‘보텀 킬’ 작업으로 원유 유출을 차단한 뒤 이달 16일 감압유정 굴착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감압유정 내 관을 통해 시멘트를 사고 유정 내로 주입해 완전히 밀봉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BP는 17일 밤 사고 유정을 밀봉하는 작업을 완료한 뒤 18일 밤부터 밀봉된 사고 유정에서 원유 누출이 없는지 실험을 실시했으며 미 내무부 산하 해양에너지 관리국이 압력 테스트 결과를 확인했다.

미 정부는 이번 사태로 원유 490만 배럴(2억600만 갤런)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중 80만 배럴(3360만 갤런)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기름 유출량은 1979년 6월 3일 멕시코 만 탐사유정 ‘익스톡Ⅰ’이 폭발한 뒤 이듬해 3월 23일까지 흘러든 1억4000만 갤런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조류 4676마리가 수거돼 이중 3634마리가 죽는 등 환경 대재앙이 발생했다.

사고 유정은 일단 밀봉됐지만 멕시코 만 일대 환경피해의 수습 및 복구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멕시코 만 주변 어민 등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각종 손해배상 소송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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