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버핏, “우린 기부 강요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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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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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中부호 초청행사 참석저조에 서한

“우리는 중국 부자들에게 기부를 강요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억만장자 자선가’ 빌 게이츠 씨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보낸 서한에서 한 말이다. 두 사람은 6월 ‘더 기빙 플레지(기부서약)’ 운동을 시작한 뒤 미국 다음으로 대부호가 많은 중국에도 이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29일 중국에서 ‘부자들의 연회’를 기획했다. 하지만 연회에 초청한 중국 부호들의 회신율이 저조하자 이 연회가 참석자들에게 기부를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 것. 초대받은 부호 대부분이 연회에 참석하면 거액을 기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아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서한에서 “방문 목적은 우리의 기부 경험에 관심을 가진 분들의 말을 듣고 대답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의 상황은 독특하고 따라서 자선에 대한 생각이나 접근 역시 독특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 채근담에 있는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은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남이 내게 베푼 것은 마음에 새겨두라”는 구절을 편지에 담기도 했다.

게이츠 씨와 부인 멀린다 씨가 세운 ‘빌 앤드 멀린다 재단’의 중국 사무소 측은 “연회에 초대한 약 50명 중 대부분의 참석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참석자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천광뱌오(陳光標) 장쑤황푸(江蘇黃포)자원재활용유한공사 회장은 자신이 초대받은 것을 공개하고 사후 전 재산 50억 위안(약 8500억 원) 전부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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