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코란 소각말라”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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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30명 플로리다 교회 “9월 11일 강행”

미국 플로리다 주 게인즈빌에 있는 신도 30명의 작은 교회인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가 9·11테러 9주년을 맞아 희생자 3000여 명을 기리기 위해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선언해 파장이 커지자 백악관까지 나서 자제를 요청했다. 또 법무부와 국무부도 우려를 나타냈지만 정작 해당 교회 측은 11일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란을 소각하는 것은 우리 군대에 해를 끼칠 것”이라며 “우리 군대를 곤경에 빠뜨리는 이 같은 행동은 미 행정부에 큰 걱정이 된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이 전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코란이 불태워지는 것이 확인되면 우리 병사와 민간인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한 사실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이날 브리핑에서 “코란을 불태우는 것은 도발적이고 분열적인 행동”이라며 “많은 미국인은 이런 행동이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코란 소각은 반(反)미국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에릭 홀더 법무부 장관은 이날 종교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이슬람 사원을 상대로 한 공격행위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홀더 장관은 간담회에서 “코란을 불태우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홀더 장관은 조만간 “누구도 공포에 질려 기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공개담화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가톨릭의 시어도어 매캐릭 주교는 이날 성명에서 “신성한 성전(聖典·코란)을 이렇게 멸시하는 데 대해 충격을 받았으며 ‘반(反)무슬림’ 광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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