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륙 눈물로 적신 영화 ‘탕산 대지진’

  • Array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지진으로 32년간 헤어진 가족의 상봉 그려혁명영화 ‘建國大業’ 제치고 관람료 수입 1위

중국 허베이(河北) 성 탕산(唐山)에서 1976년 7월 28일 발생한 대지진을 주제로 한 영화 ‘탕산 대지진’(사진)이 중국 대륙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상영 이후 8일 중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관람료 수입이 5억 위안을 넘어 5억1000만 위안(약 867억 원)에 달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지난해 상영된 혁명과 건국, 마오쩌둥(毛澤東) 등 지도자들의 행적을 그린 ‘젠궈다예(建國大業)’로 4억8000만 위안이었다. 입장료가 지역별로 35위안에서 70위안이어서 약 1000만 명가량의 관객이 관람한 것으로 추정되며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영화의 부제는 ‘23초, 32년’. 불과 23초간의 지진으로 32년간 헤어졌던 일란성 남매 쌍둥이 가족의 상처와 그리움 등을 그렸다. 트럭운전사 팡(方) 씨는 지진 직후 자녀를 구하기 위해 집으로 들어가다 사망했다. 건물 더미에서 쌍둥이 누나 덩(登)과 남동생 다(達)는 같은 콘크리트 덩어리에 눌려 한 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다른 한 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엄마(쉬판·徐帆 분)는 희미한 목소리가 들리는 아들을 선택한다. 덩은 ‘동생을 구해 달라’는 엄마의 말을 들으며 절망해 눈물을 흘린다.

덩은 시신으로 분류됐으나 극적으로 살아나 구조작업을 하던 인민해방군 의사 부부에게 입양된다. 덩은 친엄마를 용서하지 못하고 탕산도 찾지 않는다. 친엄마는 남편과 딸의 영혼이라도 찾아오도록 무너진 집 부근을 떠나지 않으며 딸에 대한 죄의식에 시달린다.

2008년 5월 12일 쓰촨(四川) 성 대지진이 나자 각자 자원 봉사를 위해 달려 온 두 남매는 ‘탕산 구조대’에 참가해 활동하다 극적으로 상봉한다. 덩이 탕산에 돌아와 엄마와 만났을 때 무릎 꿇은 엄마의 절절한 눈물과 사과, 엄마를 오해한 딸의 용서로 영화는 절정에 이른다.

중국 언론은 영화의 흥행에 대해 치밀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재난을 너무 상업화하려 했다는 시각도 있으나 탕산 대지진 경험자가 많이 남아 있고 쓰촨 대지진 등 자연 재난이 이어지면서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