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번 음주운전에… ‘가문의 치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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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직 총리 아들이자 현직 지방의원이 단 한 번의 음주운전으로 체포되고 지방의원직을 잃었다. 부친은 사죄문까지 발표하는 수모를 당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의 장남이자 이시카와(石川) 현 의회의원인 모리 유키(森祐喜·45) 씨가 승용차를 몰고 나온 것은 7일 오전 10시경. 전날 밤에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이시카와 현의 자택 부근 편의점 앞에 주차하다 편의점 유리창을 들이받았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앞에서 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술기운이 많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즉시 음주측정을 했고 법정 기준치를 초과하는 알코올 성분이 검출돼 즉석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 주차할 때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는데 가속페달을 밟고 말았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모리 씨는 이날 곧바로 현 의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고, 즉시 수리돼 의원직을 잃었다. 그는 부친의 비서로 일하다 2006년 3월 자민당 소속으로 현 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했다. 현 의원은 한국의 광역의원에 해당한다.

부친인 모리 전 총리는 이날 발표한 사죄문을 통해 “아들이 현 의원으로서 소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런 불상사를 일으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아들이 의원직을 사퇴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많은 분들께 폐를 끼쳐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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