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립바 사장이 BP에 손해배상 소송 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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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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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유출 멕시코만 조업 금지
어부들 수입줄자 클럽 발끊어”

‘사상 최악의 미국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고로 스트립쇼 댄스클럽이 문 닫을 처지에 놓였다.’

언뜻 이해되지 않는 주장이다. 그러나 멕시코 만에 접한 뉴올리언스 주 ‘미모사댄싱걸’ 스트립쇼클럽 사장이 침몰한 석유시추선 운영 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대해 최근 실제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이유다.

이 클럽의 단골은 대부분 멕시코 만의 풍요로운 어업 환경에 터 잡고 살아가는 어부들과 수산업 종사자들. 그러나 원유 유출 사고로 멕시코 만에서의 조업이 금지돼 어부들의 일감이 가파르게 줄면서 클럽 고객도 크게 줄었다. 클럽 측은 “어부들이 예전만큼 우리 클럽을 즐겨 찾지 않아 클럽을 꾸려가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BP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 전했다.

16일 칼헨릭 스반베리 BP 회장은 “피해를 본 시민들을 걱정하고 있으며 BP는 반드시 그들을 돌볼 것”이라고 했지만 이 신문은 “BP가 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소송 제기로 불쾌하게 놀라는 일이 연일 거듭되고 있다”고 전했다.

야생 조류와 해양동물 서식지를 뒤덮은 걸쭉한 기름 덩어리는 관광 경기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이 때문에 관광객이 줄어 일당과 기름값 벌기도 버거운 택시 운전사들이 소송에 동참했다. 최근 일자리를 잃은 해안가 레스토랑의 종업원들과 항구 노동자들도 같은 처지다. 심지어 지역 주민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탓에 일거리가 사라진 배관공들과 전기배선공들까지 소송을 내고 있다.

BP는 지금까지 제기된 1500건의 피해 주장이 대부분 멕시코 만에서의 수산업과 관련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재앙의 피해는 점점 더 광범위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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