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북부독립 주장’ 정당 총선 승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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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하원 150석 중 27석 차지 제1당
연정구성 위해 독립주장 완화 전망

13일 실시된 벨기에 총선에서 북부 플레미시(네덜란드어권) 지역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신 플레미시 연대(NVA)’가 승리했다.

NVA는 개표 결과 네덜란드어권의 제1당이 되면서 전체 150석의 연방하원에서 최다인 27석을 확보했다. 지난 총선보다 무려 19석을 늘렸다. 남부 왈로니아(프랑스어권) 지역에서는 사회당(PS)이 제1당이 되면서 연방하원에서 종전보다 6석 증가한 26석을 차지해 제2당의 자리를 확보했다. 왈로니아 자유당(MR)은 18석으로 제3당이 되고 종전 제1당으로 연정을 주도했던 플레미시 기독민주당(CD&V)은 17석을 얻어 제4당으로 추락했다.

플레미시만 놓고 보면 NVA를 비롯해 극우당 플람스벨랑 등 분리 독립을 지지하는 정당의 득표율이 역사상 처음으로 45%에 육박했다. 왈로니아 지역은 선거 결과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일간 ‘르 수아르’는 39세의 바르트 더 베버르 NVA 당수를 지칭하면서 “플레미시 유권자가 자신들의 새 왕을 뽑았다”고 전했다.

벨기에 알베르 국왕은 누가 연정을 주도할지 결정하기 위해 15일부터 각 정당의 당수를 만날 예정이다. NVA가 연방 제1당이 되긴 했지만 연정 구성을 위한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분리 독립에 대한 요구를 완화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어권 주민이 650만 명, 프랑스어권 주민이 400만 명이다. 벨기에 정부는 지난 3년간 두 언어권에 좀 더 큰 자율을 주기 위한 협상을 벌여 왔으나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미 플레미시와 왈로니아는 도시개발 환경 농업 고용 에너지 문화 스포츠 정책에서 자율을 누리고 있다. 플레미시는 여기에 사법 보건 사회보장의 자율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왈로니아는 사회보장은 연방 관할 아래에 있기를 원한다. 왈로니아의 실업률은 플레미시의 2배에 이른다. 플레미시 정치인들은 왜 자기들 돈으로 왈로니아 실업자를 먹여 살려야 하냐며 반발하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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