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변태클럽 ‘해프닝바’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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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8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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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프닝바’.
일본 ‘해프닝바’.
최근 일본에선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해프닝바'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 해프닝바란 손님들이 공개된 좌석에서 자발적으로 집단혼음, 관음 등 변태적 성행위를 하도록 꾸며진 술집이다.

해프닝바는 지난해 국내에서 물의를 빚은 '강남 음란클럽'의 원조 격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회원제 운영이나 업소 내 변태적 성행위 등 당시 강남 음란클럽의 운영 방식은 일본 해프닝바를 그대로 모방해 논란을 일으켰다.

일본 시사주간 아에라 최신호(14일자)는 도쿄의 해프닝바 여러 곳을 잠입 취재해 내부에서 어떤 '해프닝'이 벌어지는지 집중 조명했다. 취재진은 손님을 가장해 해프닝바에 들어가 업주, 손님들을 취재한 내용과 내부 구조, 운영 방식 등을 기사에서 구체적으로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취재진은 우선 한 해프닝바의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 회원으로 가입한 뒤 전화로 방문 예약을 했다. 이 업소는 외부에서 해프닝바인지 알 수 없도록 건물 안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 상태였다.

업소 문 옆에 설치된 인터폰을 누른 뒤 예약한 사람의 신원을 밝히자 문이 열렸으며 업주가 나와 안내했다. 내부에선 신발을 벗어야 했고 가방 등 소지품은 보관함에 넣었다.

처음 방문한 남성의 경우 회원 가입비 2000엔과 1회 방문 요금 1만2000엔 등 총 1만4000엔(약 18만9000원)을 지불해야 했다. 혼자 온 여성 손님에겐 1000엔(약 1만3000원)을, 남녀 커플의 경우 6000엔(약 8만1000원)을 받고 있었다.

아에라에 따르면 이 해프닝바 내부에는 일반 술집과 마찬가지로 소파, 테이블을 갖춘 좌석과 함께 샤워룸과 작은 방 두 개가 마련돼 있었다.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엔 가게 안에 40대 커플과 젊은 여성 한 명만 있었지만 1시간이 지나지 않아 30대 커플과 중년 남성 두 명이 들어왔다.

중년 남성들은 이 업소의 단골로 보였으며 그 중 한 남자는 샤워를 한 뒤 주요 부위만 가린 채 다른 좌석에 앉은 손님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나눴다고 잡지는 전했다.

혼자 앉아 있던 여성은 아에라 취재진에게 자신을 32세 회사원이라고 소개했다.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도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저는 마조히스트 성향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당하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저 변태입니다"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40대 커플 가운데 여성 손님은 가게에 비치된 간호사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혼자 온 젊은 여성에게도 코스프레 복장을 입어 보라며 권유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여기저기서 집단혼음이 시작됐다.

손님들은 서로 자리를 오가고 파트너를 바꿔가면서 다양한 변태 행위를 시도했다. 여러 남성이 여성 한 명을 상대로 성행위를 갖기도 했다. 이들은 상대방을 향해 야한 말을 내뱉거나 괴성을 지르는 등 속에 숨겨 뒀던 변태적 욕구를 마음껏 발산했다고 아에라는 전했다.

시종일관 팔목에 팬티를 두르고 있던 젊은 여성은 "팬티만 몸에 걸치면 단속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에라는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성행위를 보여주고 싶은 커플을 비롯해 코스프레 등 다양한 변태적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이들이 해프닝바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소 운영자는 "20대는 별로 없지만 30대 여성 혼자서 오는 손님이 일주일에 2~3명 있다. 남성은 40~50대가 주로 많다. 의사나 교사 등 좋은 직업을 가진 이들이 많은 듯 하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방문한 도쿄 시내의 또 다른 해프닝바에선 미리 자리를 잡은 남성 손님들이 휴대전화로 이 업소의 사이트를 계속 들여다보는 모습이 목격됐다. 사이트에 예약 정보가 실시간으로 게시되는데 혼자서 방문하는 여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이 업소의 단골이라는 40대 남성은 취재진에게 "여성이 온다는 정보가 뜨면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남자들이 몰려든다"면서 "한 번은 혼자 오겠다는 여자 손님의 글을 보고 남자 17명이 방문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여성 한 명이 두 명의 남성과 관계를 가졌으며 나머지 15명은 이 모습을 둘러앉아 지켜봤다고 털어놓았다. 이 남성은 성매매 여성의 경우 본심으로 성관계를 하는 것이 아니라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며 해프닝바를 즐겨 찾는다고 밝혔다.

잡지는 취재 결과 해프닝바를 즐겨 찾는 남녀 손님의 비율이 3대 1 정도라고 전했다. 자발적인 변태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단골 중 성매매 여성 같은 '프로'가 생기면 손님들이 곧바로 떨어져 나가는 것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이 같은 해프닝바가 일본 전역에 독버섯처럼 확산되면서 업소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 고객을 더 붙잡기 위해 할인 혜택을 주거나 사례비를 지급하고 잘 생긴 남자 직원을 고용하는 업소들도 늘고 있다고 아에라는 전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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