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기름지옥 가을까지 갈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유출된 원유 방제 역부족
BP “수습에 최선” 광고… “피해보상할 돈으로” 역풍

해변의 시위 멕시코 만 원유유출 사고를 낸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난하는 내용의 피켓을 든 시위자들이 6일 미국 플로리다 주 해변을 걷고 있다. 한 시위자는 BP를 ‘해변 오염자(Beach Polluter)’라고 표현했다. BP는 유출 원유의 회수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고 지점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현재까지 반경 320km 해역까지 퍼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펜서콜라=AFP 연합뉴스
해변의 시위 멕시코 만 원유유출 사고를 낸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난하는 내용의 피켓을 든 시위자들이 6일 미국 플로리다 주 해변을 걷고 있다. 한 시위자는 BP를 ‘해변 오염자(Beach Polluter)’라고 표현했다. BP는 유출 원유의 회수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고 지점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현재까지 반경 320km 해역까지 퍼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펜서콜라=AFP 연합뉴스
사고 48일째를 맞은 미국 멕시코 만 원유유출 사태가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염지역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원유유출 사태가 올가을까지 계속되면 멕시코 만 전체를 오염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방제작업을 지휘하는 미국 해안경비대 사령관인 테드 앨런 제독은 6일(현지 시간) 사고 유정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반경 약 320km 해역까지 퍼져 나갔다고 밝혔다. 사고를 일으킨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해저 원유 유출구에 차단 돔을 설치하고 유출된 원유를 회수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앨런 사령관은 이날 ABCTV와의 인터뷰에서 “유정에서 유출된 기름이 수십만 개의 작은 덩어리로 쪼개져 있다”며 “이런 기름띠들이 유출 원유를 해안선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려는 방제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출 원유가 멕시코 만 연안의 4개 주를 한 번씩 덮치고 날씨에 따라 기름의 이동방향이 달라져 방심할 수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앨런 사령관은 또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원유유출 차단 캡이 유출되는 원유의 일부만 가둬놓을 수 있을 뿐”이라며 “현재 시추작업이 진행 중인 감압유정 설치 작업도 8월에나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 만 전체 지역을 포위하는 이런 상황은 가을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사태가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태를 일으킨 BP의 사과 광고가 오히려 미국인들을 더욱 격노하게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BP는 그동안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신문에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광고를 낸 데 이어 지난주부터는 라디오와 TV, 인터넷 등을 통해 최고경영자인 토니 헤이워드가 피해 복구를 맹세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오염이 되지 않은 습지를 누비는 펠리컨 등을 배경으로 헤이워드가 “원유유출은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극”이라며 “재발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피해 보상에 써야 할 돈을 광고에 쏟아 붓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특히 광고의 배경이 기름을 뒤집어쓴 펠리컨이 돌아다니는 멕시코 만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BP는 원유유출 사고 후 3만7000건의 피해보상 청구를 접수해 이 가운데 1만8000건에 대해 총 4800만 달러를 보상금으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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