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원유유출 책임자 형사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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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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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업무개혁 등 엄중대응
BP주가 15% 폭락 ‘불똥’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원유가 유출된 멕시코 만 심해에서 잠수로봇을 이용해 손상된 파이프를 잘라내고 새로 캡을 씌우는 모습을 1일 동영상을 통해 공개 했다. 멕시코 만=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원유가 유출된 멕시코 만 심해에서 잠수로봇을 이용해 손상된 파이프를 잘라내고 새로 캡을 씌우는 모습을 1일 동영상을 통해 공개 했다. 멕시코 만=로이터 연합뉴스
“현행법이 이 같은 재앙을 막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면 법을 바꾸겠다. 만약 법을 집행하는 데서 감독 업무가 허술했다면 감독 업무를 개혁하겠다. 위법사항이 있다면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엄중히 법적 책임을 묻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고와 관련해 책임자를 형사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원유 유출사고에 대해 형사처벌 조치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선언 후 곧바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범인을 붙잡기 위해 조사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과 홀더 법무장관의 이날 발표 직후 원유 유출을 일으킨 장본인인 BP사의 주가는 1일 하루 만에 15% 폭락해 시가총액이 211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멕시코 만 원유유출조사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밥 그레이엄 전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과 윌리엄 라일리 전 환경보호청장과 만나 사태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대의 환경재앙인 원유 유출사고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헤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며 “죽음과 파괴로 몰고 간 위법사항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정부 감독당국자들과 원유회사 업자들과의 관계는 수년간 부패로 얼룩졌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홀더 법무장관은 이날 오후 멕시코 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고를 수습하는 데 사용된 납세자의 돈 한 푼이라도 모두 되찾을 것”이라며 “환경과 야생동물들이 입은 피해도 모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홀더 장관은 또 “누구든 법을 위반한 사람은 법이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기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강경 방침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원유 유출사고에 정부가 늑장 대응했다는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이다. BP 주가는 4월 20일 사고 발생 후 이달 1일까지 40%나 떨어져 시가총액이 무려 744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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