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7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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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과학자, 체내 이식 컴퓨터칩 첫 감염실험

컴퓨터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된 첫 연구 사례가 나왔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BBC는 영국 버크셔주 레딩대학의 마크 개슨 박사가 자신의 손에 컴퓨터 칩 하나를 이식한 뒤 감염시키는 실험을 통해 컴퓨터 바이러스가 인체를 거쳐 외부 전자기기까지 감염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개슨 박사가 사용한 컴퓨터 칩은 애완동물에게 인식표로 이식하는 ID칩의 첨단 버전(RFID)으로, 출입문 보안장치와 휴대전화 작동 등을 가능하게 하는 기기다.

개슨 박사는 이 실험에서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문제의 칩이 무선으로 연결된 외부 제어시스템까지 감염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체내 이식된 다른 칩들 역시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외부 제어시스템과 연결될 경우 감염될 수 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실험은 근본원리를 입증한 것이지만 심장박동장치나 내이(內耳) 와우 등과 같은 체내이식 의료장치들이 첨단화되면서 다른 체내이식 장치들에 의한 컴퓨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독일 슈타인바이스 기술이전연구소의 라파엘 카푸로 교수는 "흥미있는 연구"라면서 "누군가 체내 이식장치에 온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카푸로 교수는 "윤리적인 관점에서 체내 이식장치를 감시하는 것이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며 "치료하는 입장에선 괜찮지만 누군가 해치려 든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개슨 박사는 성형수술과 같은 분야의 체내이식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사람의 기억력이나 지능지수(IQ)를 향상시키는 방법을 개발하게 된다면 이런 체내 이식방법을 통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슨 박사는 레딩대학에서 시스템엔지니어링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 결과를 내달 호주에서 열리는 '기술과 사회'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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