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하이 규모 7.1 강진]건물 90% 붕괴 폭격 맞은듯…일찍 등교한 학생 상당수 매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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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참한 지진 현장



軍 - 경찰 등 5700여명 급파

매몰자 900여명 구조



부상자 넘치는데 약품 태부족

집잃은 주민들 ‘추위와 전쟁’

14일 지진이 일어난 칭하이(靑海) 성 위수(玉樹) 짱(藏·티베트)족자치주 위수 현은 대부분의 주택이 나무와 흙으로 허술하게 지어져 피해가 컸다. 특히 자치주 정부와 현 정부가 있는 제구(結古) 진 시내는 비교적 튼튼한 5, 6층 높이의 콘크리트 건물 몇 개만이 덩그러니 남았을 뿐 마치 융단폭격을 맞은 듯 평평해졌다. 붕괴되지 않은 건물도 대부분 균열이 생기고 기울어진 모습이었다. 항공기를 통해 현장에 도착한 중국중앙(CC)TV 보도팀은 “제구 진 내의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건물 90% 이상이 붕괴됐다”고 전했다. 자치주 홍십자회는 “위수 현 학교의 70%가 붕괴됐다”고 밝혀 쓰촨(四川) 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피해가 클 것임을 시사했다.

제구 시내는 물론 자치주의 산간 지역 곳곳에 퍼져 있는 마을의 피해 상황은 아직 본격적으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도로가 붕괴돼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많은 사람이 여전히 건물 더미에 매몰돼 있어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구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도로는 부상자로 초만원”

리히터 규모 7.1의 강진으로 위수 현 정부 소재지에 있는 4성급인 위수호텔에도 큰 균열이 생겨 투숙객들이 긴급 대피했다고 현지 관리가 말했다. 4층짜리 현 정부 건물의 회의실도 붕괴됐다. 거리에는 머리에 피를 흘리는 등 부상당한 주민들로 가득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자치주는 체육관에 응급치료소를 마련했으나 천막과 의료기계 약품 의료인력이 모두 태부족인 실정이다.

지진 발생시간에는 대부분의 학생이 등교해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둬(稱多) 현 라부(拉布) 향의 제2소학교의 한 교사는 “학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는 시간에 지진이 일어나 갑자기 건물이 무너져 사상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제구 진에 있는 한 직업학교도 학교 건물이 폭삭 주저앉았으며 학생들 상당수가 무너진 건물 더미에 매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와 달리 학교에 뒤늦게 등교해 화를 면한 사례도 전해졌다. 쩌러(則熱)복리원의 리싱루(李星陸) 원장은 “돌보고 있는 30여 명의 어린이가 학교에 늦게 등교해 오히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리 원장은 “보통 오전 7시 반이면 학교에 도착하는 아이들이 이날따라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늦게 출발해 지진이 발생했을 때 아이들은 거리에서 등교 중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700명의 군인을 비롯해 경찰과 소방대 등 5000여 명을 피해 현장으로 급파했다.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등 각 지역의 구조대도 속속 위수로 모여들고 있다. 구조팀은 이날 오후 붕괴된 건물더미에서 900여 명을 구조했다고 CCTV가 전했다.

하지만 위수 현이 오지인 데다 도로 붕괴 등으로 구조 및 발굴 장비 투입이 이뤄지지 못해 맨손으로 잔해를 들어내고 발굴 및 구조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치주 전역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제구 진 등은 야간에 암흑으로 변했으며 조명등이 부족해 구조 활동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민정부는 텐트 5000개와 담요 5만 장을 지진 지역에 보낼 예정이다. 재정부는 2억 위안(약 320억 원)의 긴급 지원 자금을 배정했다.

○ 전기-도로-통신 모두 끊겨


위수 짱족자치주는 전기 공급을 소규모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발전소의 가동이 전면 중단돼 위수 짱족자치주 전 지역의 전기 공급도 끊겼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기온은 영하 1도가량으로 주민들은 지진은 물론 정전으로 난방 기능이 전면 중단돼 추위에 떨고 있다.

자치주 기상국도 전기와 통신이 끊겨 날씨 예보 등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지진 발생 후 집을 잃은 주민들은 거리에서 밤을 새우고, 운동장 등에 머물고 있는 학생들은 천막 등이 부족해 추위에 떨었다. 지진으로 자치주의 6개 현 중 3개 현이 통신 연락이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칭하이 성과 자치주는 인민해방군과 민간 등으로 구성된 긴급 구조팀을 파견했으나 도로 붕괴로 접근하지 못하는 현장이 많아 구조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시내에서 약 30km 떨어진 위수 현 공항은 다시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제구 진 공항은 매주 화·목·토요일 오전 한 차례 성도 시닝(西寧) 구간을 운항한다.

위수 현에서 15km가량 떨어진 상류에 있는 대규모 저수지에도 균열이 발견돼 긴급 보수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지진 발생지역과 티베트철도는 200km가량 떨어져 있어 티베트철도는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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