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자담배 규제는 국가별로 차이가 크다. 해외여행 때 각국 규정을 사전에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벌금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치과의사연맹(APDF) 치학공중보건위원장을 맡고 있는 필자는 올해 1∼3월 아시아 각국 치과의사협회를 통해 전자담배 규제에 대한 설문을 진행해 이를 비교 분석했다.
우선 흡연 가능 연령은 대부분 18세로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인도, 베트남 등이 해당한다. 반면 일본과 태국은 20세, 스리랑카와 몽골은 21세로 기준이 높다. 한국은 19세로 중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연령 기준 강화보다 실제 불법 사용에 대한 단속과 집행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자담배 정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홍콩, 마카오, 태국, 인도, 스리랑카, 베트남, 캄보디아 등은 전자담배의 수입과 판매, 유통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반입 자체도 불법이다. 반면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규제가 있지만 사용은 가능하다. 네팔과 미얀마는 규제가 미흡해 시장 확산 위험이 가장 크다.
특히 여행객의 전자담배 반입이 금지된 홍콩, 마카오, 태국, 인도 등에서는 적발 시 압수는 물론이고 벌금이나 형사 처벌까지 가능해 주의가 필요하다.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는 전자담배 판매 및 유통이 금지돼 있어 반입 시 압수 또는 제재 가능성이 높다. 중국, 말레이시아는 개인 사용은 가능하나 대량 반입이나 판매 목적 반입은 불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 증가와 기존 흡연자들이 일반 담배를 끊지 않고 전자담배를 함께 피우는 ‘병행 흡연’이다. 특히 청소년에게는 전자담배가 흡연 입문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자담배가 금연을 돕기보다는 니코틴 의존도를 유지하거나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치과계에서는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해 구강 건조증, 치주질환 악화, 점막 자극, 미생물 변화 등이 보고되고 있다. 병행 흡연의 경우 이 같은 구강 건강 위험은 더 커진다. 우리 정부도 가향 담배 및 온라인 판매 규제를 강화하고 청소년들이 손쉽게 전자담배를 접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치과 검진 시 전자담배 사용 여부를 포함한 구강건강 모니터링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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