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해 세계최대 원유 수입에도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 늘리고
원유공급망 다양화…전기차 보급도 한몫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오른쪽). AP=뉴시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한국과 일본 등이 비상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은 “우리는 에너지 밥통(energy rice bowl)을 보유하고 있다”며 ‘위기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이 역설적이게도 해협 폐쇄를 가장 잘 견뎌낼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라며 그 원인을 분석하고 나섰다.
● 전기차 붐과 재생에너지 증가가 원유 의존도 낮춰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중국이 중동으로부터 수입하는 원유량은 한국, 일본, 인도가 이 지역에서 수입하는 양과 거의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에너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여온 정책 덕분에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특히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의 전기차 보유량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의 전기차 보유량은 에너지 자립도를 크게 높였다. 2020년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신차 판매량의 20%를 전기차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해 신차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웠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내 전기차 급증은 중국의 연료 소비가 정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며 “전기차 붐으로 인해 중국의 석유 수입량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중국이 전력망을 재생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도 ‘호르무즈 변수 차단’이 가능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재생 에너지를 통해 매년 추가적으로 필요한 전력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량 증가는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량도 크게 감소시켰다.
● 원유 공급망 다변화…특정국 수입량 20% 안 넘어
로이터통신은 또 중국의 원유 공급망 다변화 정책도 주목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일본 등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공급망 충격을 넘어 에너지 안보 위기를 맞은 점을 지적했다. 일본은 원유 수입량의 약 80%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수입한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70% 수준이다. 그런데 중국은 이미 공급망 다변화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중국의 원유 수입처를 살펴보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오만, UAE 등이다. 하지만 중국은 총 원유 수입량에서 특정 국가의 비율이 20%가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물론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에서 공급망 다변화가 용이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제재를 가할 경우, 이를 수입하기 쉽지 않다.
다만 결과적으로 중국이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기로 원유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탈중동’ 수입처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중질유 수입처를 캐나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으로 다양화하고 경질유 역시 미국산 등으로 대체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은 수십 년 동안 해외에서 수입한 원유에 힘입어 고속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제 해외 원유 의존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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