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동시에 2명”-“日人 마지막 탑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7일 03시 00분


美 디스커버리호 발사 성공 놓고 명암 갈린 日
美 우주왕복선 퇴역 방침 “美 의존 우주전략 끝났다”

5일 발사에 성공한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바라보는 일본의 시각에는 명암이 뚜렷하다. 이번에 탑승한 우주인 가운데 일본인 여성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미국이 조만간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킬 방침이어서 향후 일본인 우주인이 계속 배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7일 국제우주정거장(ISS) 궤도에 진입할 예정인 디스커버리호에는 일본인 야마자키 나오코(山崎直子) 씨를 포함한 7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했다. 일본인 우주인으로는 1992년 첫 배출 이후 7명째, 여성은 2명째, 횟수로는 12번째다. ISS에는 이미 일본인 우주인 1명이 체류 중이어서 일본인 2명이 동시에 우주에 머무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일본은 ISS에 독자적으로 갖고 있는 실험동에서 각종 실험을 할 예정이어서 우주 관련 기술의 발전에도 기대가 크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가 “우주에서 2명의 일본인이 활약하다니 대단하다. 드디어 이런 날이 왔다”며 감격을 표하는 등 디스커버리호의 발사 성공에 일본 전역이 환호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이 디스커버리호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진한 아쉬움도 묻어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따르면 디스커버리호는 예산 등의 문제로 앞으로 3회 더 발사된 뒤 퇴역할 예정이어서 일본인 탑승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일본 언론이 일제히 ‘최후의 일본인 우주인’이라는 제목을 뽑은 데서도 이런 심정을 읽을 수 있다.

일본은 오랫동안 미국과 러시아가 독점해온 우주기술을 흡수해 ISS에 독자적인 유인 실험시설 ‘기보(希望)’를 쏘아 올렸고 우주수송선 ‘HTV’의 발사와 도킹에도 성공했지만, 아직 자체적으로 유인 우주왕복선을 만들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일본인을 우주에 보내기 위해선 당분간 러시아의 우주왕복선 ‘소유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우주왕복선을 독점하게 될 러시아는 1명당 30억 엔이던 우주선 탑승요금을 50억 엔으로 올렸다.

일본 언론은 “우주개발의 리더였던 미국의 우주정책이 표류하면서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우주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그동안 미국에 우주 관련 기술을 너무 의존해온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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