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랑어 수출금지안 유엔서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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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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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 로비했던 日안도
美-환경단체들은 반발

멸종 위기에 처한 대서양 참다랑어(참치류 중 최고급 어종·사진)의 수출입을 아예 금지하자는 방안이 유엔 회의에서 부결됐다. 이 방안을 적극 지지해온 미국은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세계 최대 참다랑어 소비국인 일본은 환영했다.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유엔의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에서 모로코가 제안한 대서양 참다랑어 수출금지 안건이 반대 68표, 찬성 20표, 기권 30표로 부결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페인이 낸 ‘참다랑어 거래를 금지하되 실시 시기를 내년 5월 이후로 미루자’는 수정안도 역시 부결됐다. 이와 함께 북극곰 털가죽의 거래를 금지하자는 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참다랑어는 주로 횟감으로 쓰인다. 대서양 참다랑어 수는 최근 30∼40년 동안 80%나 줄어들었다. 이에 미국 모로코 등은 어종 보호를 위해 아예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수출입국들은 이에 반대해 왔다. 특히 대서양산 참다랑어의 80%를 소비하는 일본은 17일 밤 현지에서 리셉션을 열고 참다랑어 수출국 대표들에게 “참다랑어 수출이 금지되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설득하는 등 참다랑어 수출 금지안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에 톰 스트릭랜드 미국 내무부 차관보는 성명에서 “일본의 상업적 이익과 대서양참다랑어보존위원회(ICCAT) 등 규제기구의 방관으로 참다랑어 수출금지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참다랑어가 사라지게 될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환경단체들도 이번 표결 결과를 강력히 비판했다. 국제환경단체인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전 세계 식당과 소매업자, 소비자에게 참다랑어를 팔거나 먹는 것을 중단하자는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퓨 환경 그룹’의 수전 리버먼 국제정책국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가 (참다랑어 멸종을 막아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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