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가구 2자녀’ 25년간 비밀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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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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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녀 제한 정책속 특정지역 허용
인구증가율 더 낮고 성비도 균형

중국 정부가 ‘1가구 1자녀’의 산아제한정책인 ‘계획생육(計劃生育)’을 고수하면서도 특정 지역에 한해 두 자녀를 갖도록 허용하는 국가적 실험을 시행해 왔다고 중국 난팡(南方)주말이 18일 전했다. 흥미로운 것은 2자녀 허용지역 인구증가율이 중국 평균 인구증가율보다 오히려 낮고 성비 등 인구지표도 우수했다는 것.

중국 정부는 1985년 산시(山西) 성 이청(翼城) 현을 산아제한정책의 예외구역으로 지정해 가구당 두 자녀까지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난팡주말은 소개했다. 이청 현을 시작으로 후베이(湖北) 성 언스(恩施), 허베이(河北) 성 청더(承德), 간쑤(甘肅) 성 주취안(酒泉)도 테스트 지역으로 정해졌었다.

이 계획은 당시 산시 성 사회과학원에서 이 문제를 연구한 량중탕(梁中堂) 상하이(上海) 사회과학원 교수의 제안으로 전격 실행됐다. 량 교수는 논문에서 엄격한 산아제한정책은 중국 인구의 고령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후야오방(胡耀邦) 공산당 총서기에게 실험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냈고 후 총서기는 ‘선전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이 계획을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인구 30만 명 안팎의 농촌 지역인 이청 현에서는 가구마다 자녀를 둘까지 두는 것이 허용됐다. 이후 25년 동안의 결과는 놀랍다. 이청 현의 인구증가율은 20.7%로 중국 평균 25.5%보다 상당히 낮았다. 남녀 성비도 자연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106명·106)인 106.1로 나타났다. 남아선호사상 등으로 중국의 평균 성비는 117.8에 이른다.

이번 결과가 발표되자 산아제한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중국 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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